사물인터넷(IoT)이 떴다. IoT는 사물이 네트워크에 접속해 멀리서도 정보를 주고받거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IoT 기술은 알기 쉬울지 몰라도 거기에서부터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낼 것인가 하는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수많은 기업이 이를 두고 고심 중이다. 심지어 미국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는 “IoT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외부에서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정도”라고 비난할 정도로 부가가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저자는 아직 IoT로 실현 가능한 미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책에서는 IoT 미래를 `사람이 없어도 되는 세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세상은 3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처음은 IoT 이전 세상이다. 사람과 사물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가 같은 공간에 존재해야만 한다. 사람이 직접 기기를 조작하고 상태를 파악하는 수준이다.
두 번째는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본적인 IoT 기술이 실현된 세상이다. 현재를 의미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사물 상태를 파악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사람과 사물이 굳이 같은 공간에 있을 필요가 없다. 깜빡 잊고 끄지 않은 집 에어컨을 회사에서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같은 공간에 사람이 없어도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물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제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직 작동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치(인터페이스)가 존재한다.
스위치마저 사라지는 단계가 IoT 기술이 완전히 활용되는 세상이다. 이때는 사물이 다른 사물과 접속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를 취득하거나 상대에 정보를 제공한다. 스위치를 사용할 조건이 충족되면 스스로 판단해 제어한다. 물론 조건 자체는 사람이 설정하지만 일단 설정이 끝나면 말 그대로 `사람이 없어도 되는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IoT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연결되면 보다 정밀한 제어도 가능해진다.
`사람이 없어도 되는 세상`은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는 게 저자 주장이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IoT를 활용하는 방법과 IoT가 비즈니스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려주는 데 있다.
1장에서는 IoT 개념을 설명한다.
2장은 IoT로 인해 바뀌는 정보 모습과 정보가 사람 없이도 되는 세상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3장부터 제5장까지는 IoT가 가져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정리했다.
6장에서는 Io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도움을 준 전문가 인터뷰도 담았다.
저자는 새로운 기술을 접했을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묻는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어서 한 번 몸에 밴 행동 패턴이나 잠재의식을 갑자기 바꾸기는 어렵다. 전구에 불이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스위치가 필요하다는 숨겨진 고정관념이 200년 동안이나 혁신에 걸림돌이 된 게 증거다.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기존 틀에 얽매여 혁신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벤처기업에 뒤처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들처럼 미래를 보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상식이라는 백미러를 통해 과거를 들여다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고바야시 아키히토 지음, 북스타 펴냄, 1만6000원.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