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시청에서 부산벤처기업협회와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의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등 익숙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보건환경과 벤처 간 연계라는 사실에 의아했다. 내심 하루에도 수십 건씩 벌어지는 기관, 협회, 단체 간 생색내기식 활동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협회 내 주류 회원사보다는 비주류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였다. 보건·환경 관련 기업에 해당 기관이 보유한 기술과 정보를 연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협회 내 수백억에서 수천억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중견기업도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이 훨씬 많다.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신성장 육성 기조에서 소외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 있다”라는 관계자의 협약 배경에 대한 설명이 아직도 귀전을 맴돈다.
부산을 비롯해 지역벤처협회는 내부 회원사 구성을 보면 업종이 다양하다.
`벤처=신산업·신기술`이라는 획일화된 인식으로 벤처협회는 구성원 대부분이 전자·정보통신(IT)이나 기계·자동차부품, 신소재 등 첨단 기술 기반의 기업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부산벤처기업협회에는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기업도 많지만 생활용품이나 식품, 폐기물 활용 등 보건환경 분야 회원 기업도 적지 않다.
부산벤처기업협회는 올해 초 협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회원사에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협회 규모와 사업 등 외연은 크게 확대됐지만 경기 침체와 맞물려 개별 회원사들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보건환경연구원과의 협약은 협회 활동에서 소외된 업종이나 기업은 없었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다.
빈부나 계층 등 사회문제 격차처럼 산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업종 간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오늘 아침 4·13 총선 결과도 이 같이 줄지 않는 격차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 정책에 앞서 소외된 업종과 회원사를 배려한 부산벤처기업협회 활동에 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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