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쉽고도 어려운 나라, 중국

이진수 서울산업진흥원(SBA) 클러스터팀장
이진수 서울산업진흥원(SBA) 클러스터팀장

이진수 서울산업진흥원(SBA) 클러스터팀장

얼마 전 중국의 한 유통업체 직원 6000여명이 포상관광 명목으로 인천을 방문해 월미도에서 치맥(치킨+맥주) 파티를 즐기는 장면이 언론에 조명된 바 있다. 인천시는 당초 예상보다 80억원 많은 200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했으며, 향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인-차이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중국과의 교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라 밝혔다.

최근 대륙의 여심을 사로잡은 한류드라마 ‘태후(태양의 후예)’가 장안의 화제다. 첫 방송 전 선(先)판매, PPL 등을 통해 제작비 130억원을 이미 회수했으며, 음원․ 추가판권 판매, 러닝개런티 등으로 100억원대 수익을 추가로 올리고 있다고 한다.

상기 두 가지 사례 모두 정말 쉽지 않았을 일일 것이며, 이를 해 낸 인천시의 의지와 열정, 그리고 ‘태후’ 제작사인 NEW의 전략과 노하우에 박수를 보낸다.

2013년 9월 필자가 중국에 주재할 당시, 북경 장안대로의 한 호텔에서 한국 화장용품 특판전을 개최한 적이 있다. 한국 중소기업 17개사가 참여해 이틀에 걸쳐 진행됐던 동 특판전은 개최 첫날에 한국에서 준비해 온 제품들을 모두 판매 소진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중국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화장품의 반응도를 대해 묻는 설문에 ‘중국인의 피부에 잘 맞다(62%)’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화장품 구매기준을 묻는 설문에는 효과 및 효능, 입소문, 브랜드 순이라고 답변했다.

중국의 심장부인 북경에서 이와 같은 초기성과와 설문결과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중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됐으나, 중국시장개척은 요원하기만 하다.

처음에는 쉽게만 보였던 중국 화장품 시장으로의 진출이 실제 본격적인 비즈니스 단계에선 다양한 장애에 가로막혀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화장품 신원료에 대한 객관적 판단기준설정, 수입 일반화장품의 등록절차, 화장품 허가시 품목류 등록 등 중국 허가당국의 설득뿐만 아니라, 총판범위․지역, 온오프라인 판매가격, 결재방법 등 ‘중국 허가당국’을 등에 업은 듯 대리상 등 바이어와의 갈등은 어느 하나 순조로운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인천시와 NEW가 거둔 성과가 필자 눈에는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 경제를 현지에서 직접 바라봤던 입장에선 이러한 성과는 치밀한 전략 하에 부단한 노력과 인내를 통해 얻어진 값진 결실이었다고 본다.

G2를 넘어 G1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중국에는 의료 및 교육시장은 제외하고는 이미 세계 각국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하는 유명 브랜드, 콘텐츠 및 선진 비즈니스 시스템들이 모두 들어와 있지 않은가?

업종과 품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품질 좋은 고급 또는 적어도 중급 제품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가제품으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현지시장의 제품 라이프사이클은 상당히 짧으며, 지적재산권보호도 여전히 미흡하므로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칫 디자인만 도용당해 한 순간 중국 짝퉁시장에 우리 회사의 제품이 타 브랜드로 유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통구조가 폐쇄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되겠지만, 전문가의 도움 또는 수집정보 재확인 등을 위한 장기적 시장접근이 필요하다. 절대 조급하게 또는 화끈하게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동북아 삼국, 한·중․일의 역사적 관계로 인해 서로 무시하는 성향에서 오는 안타까운 실수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무조건적인 상대방 무시나 근거 없는 믿음 등으로 인해 초심의 냉정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흐트러져서 자기 약점 노출 등 중대한 실수를 범하기 쉽다. 국수주의, 우월주의 또는 열등주의 등을 버리고, 수출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예측 가능한 변수에 대해 전략적 접근과 전술적 대안이 준비돼야 한다. 즉, 차선 없는 대안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상시 충분한 근거․증거확보 등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클레임에 대비해야 하며, 필요시 즉각적으로 전문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클레임 발생 시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임으로써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비즈니스 마인드 컨트롤도 절대 필요하다.

가깝지만 멀고, 쉽지만 어려운 중국!

글로벌 세계 경제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밀접한 나라, 중국을 우리는 깊이 있게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