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고유 특성에 따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인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에 따라 연비보다는 가격이나 디자인, 기본 성능이 구매의 우선 조건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한 현대차 아이오닉과 달리 소형 SUV 특색을 잘 살린 기아차 니로는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럭셔리 중형 세단의 이미지를 잘 살린 렉서스 ES300h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들어가는 모델로 렉서스 모델 중 국내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다.
이들의 공통점은 연비 외에도 동급 다른 차량과 비교해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니로는 저렴한 실가격과 소형 SUV 라는 점을 앞세워 20일만에 누적 계약량 2500대를 돌파했다. 지난 1월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 사전 계약량은 니로 절반 수준인 1000여대에 그쳤다. 실판매량도 1월 493, 2월 1311대, 3월 1250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모두 1.6 GDi 엔진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가격 우위가 갈린다.
두 차량 모두 하이브리드 자동차여서 보조금과 취등록세 감면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실가격은 표시가격보다 낮다. 그럼에도 아이오닉은 동급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반떼보다 수백만원이 비싸지만, 니로는 동급 경쟁모델에 비해 실가격이 오히려 저렴하다. 니로가 수요가 한참 높아지고 있는 소형 SUV라는 점도 니로의 인기를 끄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니로` 최초 구매 일반 개인 고객에게 배터리를 평생 보증해주는 `배터리 평생 보증` 등 각종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하이브리드 단점인 유지비 부담을 줄인 것도 강점이다.
서보원 기아차 이사는 “해외에서도 니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니로 출시 행사장에도 많은 해외 딜러들이 찾아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세단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렉서스 ES300h도 하이브리드라는 특성보다는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수입차 중 베스트셀링 톱 10 내에 드는 유일한 하이브리드차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승차감, 퍼포먼스가 렉서스ES300h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차량만의 탁월한 정숙성도 인기 요인이다.
고연비가 구매를 이끄는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하면서 현대차는 각종 할인이벤트를 시작했다. 한시적으로 임직원 대상 할인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 직원들에게도 특별할인을 해주기로 했다. 최근 현대차 임직원은 그랜저 하이브리드 최대 830만원, 쏘나타 하이브리드 최대 720만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최대 48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