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 뷰] 젝키는 뭉쳤다.. 응답하라 90년대 ‘보이그룹’

[ET-가요 뷰] 젝키는 뭉쳤다.. 응답하라 90년대 ‘보이그룹’

그룹 젝스키스(이하 젝키)가 해체한지 16년 만에 다시 뭉쳤다. 젝키는 지난 14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토가 시즌2’ 첫 주자로 선정돼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게릴라콘서트를 개최했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젝키의 재결성 소식에 대중들의 관심은 뜨거운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추억의 보이그룹을 향한 향수도 나타냈다. 신화, god 등 여전히 장수 아이돌로 남아있는 팀들도 있지만 오랫동안 한 무대에서 볼 수 없게 된 보이그룹들은 부지기수다.

젝키의 컴백을 신호탄으로 90년대를 풍미했던 보이그룹들의 복귀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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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

젝키의 재결합으로 동시에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그룹 H.O.T는 ‘전사의 후예’로 데뷔해 ‘캔디’, ‘행복’, ‘위 아 더 퓨쳐(We are the future)’, ‘열맞춰’, ‘빛’ 등의 곡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90년대 후반 가요계를 대표하는 인기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H.O.T는 5집 앨범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다섯 멤버들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문희준과 강타는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했고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은 따로 3인조 그룹 JTL을 결성했다.

H.O.T는 이후 5명 멤버 모두가 공식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함께 예전 노래를 불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최근 이들이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지만 관계자들은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문희준의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H.O.T 재결합에 대해 뭐라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좋은 소식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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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RG

밝고 경쾌한 느낌의 하이에너지 장르 곡 ‘할 수 있어’로 데뷔한 NRG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메신저(Messenger)’ 등의 곡들이 인기를 모으며 H.O.T, 젝키 등과 함께 90년대 대표 보이그룹으로 활동했다.

이들의 인기는 해외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당시 NRG는 H.O.T, 클론, 안재욱 등과 함께 한류열풍을 주도했다. 특히 멤버 노유민은 지난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NRG 활동 시절을 떠올리며 “중국에 있는 경기장에서 열렸던 공연에 16만 명의 현지 관객 앞에서 공연을 했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NRG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멤버 김환성이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것. 그를 추모하기 위해 2집까지만 활동하고 팀을 탈퇴했던 이성진, 천명훈이 다시 NRG로 복귀해 이듬해부터 4인조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3년 5집 ‘히트송(Hitsong)’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NRG는 지난 2005년 발매한 7집 ‘원 오브 파이브(One Of Five)’를 끝으로 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성진은 도박 및 사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현재는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훈은 가방 디자이너 겸 브랜드 CEO로 변신했으며, 노유민과 천명훈은 간간히 방송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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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사자

배우 김희선이 팀명을 지어 데뷔부터 화제가 됐던 4인조 보이그룹 태사자는 지난 1997년 11월 가요계에 등장해 이듬해 SBS ‘가요대전’과 영상음반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끌었다.

태사자는 1집과 2집 활동을 하며 ‘도’, ‘타임(Time)’, ‘애심’, ‘와이(Why)’ 등의 곡들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인기를 모았던 1집과 2집에 비해 3집과 4집은 그다지 큰 반응을 얻지 못했고 결국 지난 2001년 공식 해체했다.

이들은 해체 이후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박준석과 김영민은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동윤과 김형준은 개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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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타이틀

유건형, 서정환으로 구성된 남성듀오 언타이틀은 지난 1996년 1집 ‘무제(無題)’로 데뷔했다. 이들은 ‘책임져’, ‘날개’ 등의 곡들을 히트시키며, 듀스에 이은 90년대 대표 남성듀오로 이름을 날렸다.

성공가도를 달렸던 1집과 2집에 비해 언타이틀의 다음 앨범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 1999년 발매한 4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두 멤버는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로 선택했다.

언타이틀 해체 이후 두 멤버는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특히 유건형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작곡한 사실이 알려져 재조명받았고 서정환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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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2K

지난 1999년 1집 ‘YⅡK’로 데뷔한 남성 3인조 밴드 Y2K는 한일 합작 밴드라는 점과 세기말이었던 당시 떠들썩했던 밀레니엄 버그를 뜻하는 팀명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Y2K는 1집 타이틀곡 ‘헤어진 후에’와 후속곡 ‘깊은 슬픔’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가요계에 인기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친형제 사이인 일본인 멤버 마츠오 유이치, 마츠오 코지의 어리바리한 모습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2002년 8월 발매한 여름앨범 ‘썸머 YⅡK’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Y2K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고재근은 지난 2014년까지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꾸준한 음악 작업을 펼침과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유이치와 코지는 일본에서 스완키 덩크(Swanky Dank)라는 이름의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에서 내한공연 ‘스완키 플레이그라운드 스페셜 원맨쇼 인 코리아(SWANKY PLAYGROUND SPECIAL ONEMAN SHOW! in Korea)’를 펼친 바 있다.

출처:/ 전자신문 DB
출처:/ 전자신문 DB

# 90년대 활동 가수들에 열광하는 이유

대중들은 왜 16년 만에 뭉친 젝키의 모습에 반가워하고 동시대 활동했던 90년대 가수들을 그리워할까.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20년 주기의 복고 트렌드도 예로 들며 “경제활동주체세력이 된 3040 세대에게 90년대 활동했던 팀들이 10대 시절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강력한 기폭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중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향한 열망 때문에 과거 활동했던 가수들에 열광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새로운 콘텐츠 제작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