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유학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외교부가 공개한 비밀해제 문건 중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된 문건이 발견됐다.
반기문 총장이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1985년 1월 7일,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미국의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1월 10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내용의 정보를 입수했고, 이를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미대사였던 유병헌 대사는 이같은 사실을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미국에 망명한 상태였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귀국 직전인 1월 30일에도 추가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기문 총장은 차디 대권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한국 시각)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WB) 본부에서 열린 유엔 관련 행사에서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답변 없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이 기자 he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