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직원을 대규모 감원한다.
19일(현지시각) 인텔에 따르면 감원 수는 1만2000명으로 전체 인력 11%에 해당한다. 인텔 전체 인력은 10만7300명이다. 지난해에도 11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구조조정은 자발적 퇴사 외에 해고도 포함된다. 인텔은 해고 대상 직원에게 60일 이내에 해당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감원 대상 부서는 명확하지 않다. 성장세를 보이는 니치마켓을 제외한 일반PC 사업부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업과 제조 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자는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찾기로 했다.
인텔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이유는 수년간 PC 시장이 줄면서 PC용 칩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수익 상당부분이 칩 판매에서 나오는 인텔 수익 구조상 PC 시장 축소는 치명타가 됐다. 실제로 IDC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1.5%나 줄었다.
인텔은 이에 기존 PC 중심 구조에서 클라우드와 컴퓨터 연결기기로 회사 주력 사업을 전환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구조조정으로 절감하는 인건비 14억달러로 충당한다.
패트릭 무어헤드 IT분석가는 “인텔 감원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사물인터넷(IoT), 메모리 등에 투자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미스 인텔 CFO는 “지난 수년간 인텔 행보를 보면 PC시장 중심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PC는 그 일부인 다른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선보인 제품도 클라우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제온 프로세서 E5-2600 v4는 최근 클라우드 환경에서 요구하는 오픈스택(openstack) 기술을 프로세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x86 클라우드 서버가 데이터 처리용 데이터센터 프로세서가 아니라 네트워크, 스토리지까지 전부 가상화해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텔이 클라우드에 맞춘 프로세서로 표현할 정도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직원 이메일로 “감원 조치는 스마트와 커넥티드 시장 리더로 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