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선, 철강뿐만 아니라 주력 업종별로 경쟁력 보고서를 내놓기로 했다. 목적은 당장 급한 업종 취약성과 산업구조 개혁을 위한 뒷받침 작업이지만 여기에 머물러선 안 된다.
사실 산업 육성과 기술개발, 무역·통상까지 관장하는 산업부가 산업 구조조정에 직접 관여하는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한계기업 선별과 업종 내 인수·피인수 작업을 채권단,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타당한 방향이다.
이 때문에 산업부가 만드는 보고서가 단순한 산업 구조개혁 자료로만 쓰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산업구조 고도화와 취약 업종 경쟁력 제고, 기업 업그레이드 지침서가 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업종별 경쟁력 보고서는 지금까지 투입된 업종별 정부 진흥책의 한계와 미래 과제도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산업의 주력 업종에서 어떤 요인이 취약하고 수출과 시장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답이 나온다. 그동안 부처 업종별 정책이나 비전이 잘못됐거나 제대로 짚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솔직하게 기술돼야 한다.
정량 및 입체 분석을 통해 정확하게 보고서가 나와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해당 업종 기업이 자체 동력으로 살릴 수 있는 사업과 매각하거나 다른 기업에 넘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최종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명확해야 한다.
공무원은 보고서를 잘 쓰기로 유명하다. 공무원 근무 내내 보고서로 고민하고 보고서 고치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소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산업부의 주력 업종별 보고서는 산업부 역사에 남을 역작이 되길 기대한다. 우리 산업·경제가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다시 뛸 수 있는 중요한 처방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중에도 회자되기를 기대한다. 주 장관도 일처리만큼 꼼꼼하고 치밀하게 보고서에 담길 내용과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 활력 잃은 우리 산업에 너무도 중차대한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