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연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발광메커니즘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반딧불이 발광구조를 모방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효율을 60%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정기훈 바이오 및 뇌 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부분의 구조를 분석해 비늘 모양의 나노구조가 비스듬히 겹쳐있는 계층구조가 발광효율을 높인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OLED에 적용하면 발광효율이 기존 OLED보다 61% 높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에서 빛이 나는 아랫배 꼬리 부분은 비늘 형태의 각피(cuticle)와 발광층(photogenic layer), 기저층 등 3개 층으로 돼 있다. 발광층을 아래위에서 덮고 있는 각피층과 기저층이 효율적인 생체발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표면에 나노미터 수준의 가는 선들이 있는 비늘 모양 각피와 이런 각피가 비스듬히 겹치듯 연결된 계층구조가 반딧불이 발광효율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반딧불이 발광체의 이 같은 구조를 적용해 제작한 녹색 OLED를 현재 사용되는 일반 OLED와 비교한 결과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발광효율이 최고 61% 높았다. 기존 OLED보다 더 넓은 각도에서 더 밝게 빛나는 것도 확인했다.
정기훈 교수는 "이 연구에서 반딧불이 발광체의 각피 계층구조가 광학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고 이를 이용해 고효율 생체모방 OLED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이를 공학적으로 모사한 것은 첨단 디스플레이와 조명에 생체모방 광학을 적용하는 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3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