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로 당분간 중형세단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오히려 중형 신차 덕에 자동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가 골고루 출시되면서 앞으로도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형세단 시장의 변화를 시작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에 변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SUV 시장도 패밀리형 위주에서 럭셔리형까지 발전하고, 친환경 자동차도 중형 세단 위주에서 세그먼트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세단 시장에서도 디젤 모델이 급증하고, 하이브리드 모델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UV는 지난해부터 많은 신차가 출시돼 오히려 올해는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산 SUV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33.9% 증가한 45만2200대가 판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친환경차는 올해 SUV·럭셔리 세단을 포함, 10여종의 다양한 친환경차가 쏟아질 예정이다. 올해 친환경차 내수 시장은 지난해보다 갑절 성장한 6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그동안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국산과 외산을 포함해 중형 세단 하이브리드와 준중형급 전기자동차 위주였다. 올해에는 기아차의 첫 소형 SUV 하이브리드인 니로가 출시된 데 이어 BMW X5 e드라이브, 볼보 XC90 PHEV가 출시될 예정이다. 플래그십 세단인 메르세데스-벤츠 S500과 BMW 뉴 7시리즈 PHEV 버전도 하반기에 나온다.
중형세단 시장에서 디젤 유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2000㏄ 이하 수입차 라인업 확대로 2000㏄ 이하 수입차 세단의 절반 이상이 디젤이었다. 독일 볼륨의 모델 외에도 푸조, 랜드로버 등 중위권 업체까지 디젤 모델의 호조가 확대된 탓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국내 시장 전망으로 “내수 시장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176만대로 3년 만에 감소세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교체 수요가 지속 발생하고 국산업체 외산 모델 투입 확대로 라인업이 다양화되는 것은 긍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차급은 승용 신차 출시로 증가하고, 레저용차량(RV)은 전년도 기저 효과로 다소 감소가 예상했다. 외산차 시장에서도 독일 4사는 볼륨 모델 신차 부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비독일계 브랜드가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