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개봉 전부터 90%가 넘는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인 가운데, 한국 영화 ‘엽기적인 그녀2’와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이하 특별수사) 등이 연이어 개봉을 연기했다. 해당 영화 측은 모두 ‘배급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다시 말해 ‘소나기는 피해가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26일 오후 4시 기준)에 따르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예매율은 94%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인 ‘시간이탈자’가 1.1%의 예매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1% 미만의 저조한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2’는 오는 28일 언론시사회와 VIP시사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개봉일 연기를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엽기적인 그녀2’ 측은 “개봉일 연기는 배급 상황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최선을 생각하다보니 스크린을 확보에 좋은 상황을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이다. 이미 마케팅 활동을 했기 때문에 얼른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는 게 나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엽기적인 그녀2’는 전작의 흥행과 관련해 국내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 신뢰도가 높은 차태현 표 코미디를 기본으로 한다. 또 전지현에 이어 새롭게 합류한 빅토리아도 캐릭터 설정을 중국에서 왔다는 것으로 잡아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차태현과 빅토리아의 코믹 케미스트리가 ‘엽기적인 그녀2’의 주요 포인트다.
이러한 상황은 ‘특별수사’도 다르지 않다. 오는 5월19일 개봉 예정이었던 ‘특별수사’도 개봉을 연기했다. ‘특별수사’ 측은 “개봉일 연기는 지금보다 유리한 시장을 찾아 간 것이다. 본격적인 여름 시장이 시작되는 시기가 6월이며,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성수기를 택한 것이다”고 말했다.
‘특별수사’는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이라는 묵직한 이야기 속에 변호사 사무실의 ‘사건 브로커’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녹여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수사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믿고 보는 배우’ 김명민 외에도 김상호, 성동일, 김영애 등 연기파 배우들의 속 시원한 연기력 또한 관전 포인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개봉을 하루 앞두고 극장가에는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정면으로 맞붙기보다 시기를 늦춰 보다 넓은 시장에서 관객들을 공략하겠다는 이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된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