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 오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마감되면서다.
최근 IDC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5대 스마트폰 제조사에 오포(Oppo)라는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오포는 1분기 출하량 1850만대를 기록하며 5.5%를 점유했다. 1년 전에 비해 153.2% 늘어난 수치다. 시노마켓리서치는 오포가 지난 3월 중국 오프라인 판매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를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지 8년 만에 얻은 쾌거다.
오포는 2004년 MP3플레이어로 사업을 시작했다. 오디오 기기와 DVD플레이어 등 음향·영상 기기를 제작하던 BBK에 뿌리를 두고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토니 첸도 BBK 출신이다.
오포는 영상과 음향 강점을 스마트폰에 십분 활용했다. 단순히 베끼기만 하는 중국 내 수많은 유사 업체와 궤를 달리한다.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음악을 중요한 차별화 전략으로 삼았다.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모바일 기기를 구매할 때 음질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향 전문업체 돌비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94%가 음질을 구매 시 고려사항으로 답했다. 오포는 음향 관련 기술력은 갖췄으니 영상과 오디오에서 쌓은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오포는 기능 중심보다는 감성적인 광고에 기능을 녹여내는 방식으로 여심을 공략한다.
지난 2009년 한류스타인 슈퍼주니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이름을 알렸다. 슈퍼주니어가 여주인공 학교를 찾아 멋진 무대를 만들어주는 콘셉트다.
2011년에는 당시 영화 `인셉션`으로 인기를 끌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스마트폰 `파인드`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디서 본 듯한 여성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속에서 발견하고 찾아간다. 여성이 쓰고 있는 우산에 적힌 글자를 스마트폰으로 확대해 보고 난 후 여성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화질을 은연 중 알린 셈이다.
오포는 단순 감성팔이나 가성비가 아닌 기술력을 가진 제조업체로 분류된다. 중국에 있는 중소업체지만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제법 붙는다. 오포는 2012년 세계 최초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한 `Ulike2`를 출시했다. 당시만 해도 전면 카메라에 500만 화소를 적용하는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여성들이 셀카를 자주 찍는다는 데서 착안했다. 셀카 전문가로도 불리는 F1 스마트폰은 전면 카메라 옆에 셀카용 플래시까지 장착했다.
2014년에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R5를 선보이며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렌즈 부위를 제외하고 몸체 두께가 4.85㎜에 불과했다.
불과 한 달 전에 출시한 R9은 전면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후면 1300만 화소보다 높다. 최근 셀카 트렌드가 나홀로 사진에서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찍거나 배경을 넣는 식으로 바뀌면서 높은 화소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했다.
R9은 강력한 셀프 카메라 기능과 고급 디자인으로 출시 하루만에 18만대, 나흘 만에 40만대가 팔려나갔다고 GSM아레나는 전했다.
<회사 개요>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