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지우, 20대 첫 해에 ‘성인식’ 같은 ‘눈발’을 만나다

출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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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우가 영화 ‘눈발’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눈발’은 자신이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또한 ‘카트’로 인연을 맺었던 명필름영화학교에서 제작한 첫 작품이라 더욱 뜻 깊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인 29일 전라북도 완산구 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지우와 만남을 가졌다. 지우가 출연한 ‘눈발’은 고등학생인 민식(박진영 분)이 부모님을 따라 눈이 내리지 않는 낯선 고장인 고성에 내려간 후 동급생들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입장이면서, 감정 표현이 많은 캐릭터이기에 지우의 부담은 적지 않았다.

“부담감이 컸죠. 첫 주연이기도 했고, 예주라는 캐릭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잘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죠. 불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조재민 감독님과 진영 배우께서 든든하게 챙겨줬어요. 두 분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죠.”

출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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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주는 마을 사람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것들로 고통에 내몰리는 일명 ‘마녀사냥’을 당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일반적인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인물이기도 하다. 지우는 ‘눈발’에 대해 ‘고통 받는 사람 둘이 만나 교감하고 아픔을 알아가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친구가 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예주는 고통에 내몰리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예주는 민식이와 교회에 대한 믿음을 가진 아이에요. 본인을 위한 기도가 아닌 자신을 끝까지 바라봐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죠. 예주의 이런 모습 때문에 관객들이 아픔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2010년 영화 ‘이층의 악당’으로 데뷔 후 2014년 영화 ‘카트’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출연한 지우는 1997년생으로, 입시 때문에 1년간 활동을 중단했다. ‘눈발’을 통해 오랜만에 촬영장을 찾은 셈이다.

“스무 살이 되던 올해 1월1일에 ‘눈발’ 촬영을 시작했어요. 1년 동안 입시 준비를 하다 촬영장에 오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웠어요. ‘눈발’은 고성이라는 지역성을 띠고 있어요. 그 공기가 영화를 통해 느껴지죠. 그래서인지 촬영을 모두 마치고 집에 왔는데 공기가 바뀐 공허함 때문에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고성이 그리웠죠.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거울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많이 배우면서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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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무 살이 되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우 역시 스무 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보통 이들과 다를 게 없었다.

“스무 살이 되면 ‘나는 성인이야’라는 생각에 모든 것이 바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바뀌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친구들은 1월1일이라며 주민등록증을 자랑하는데, 저는 그때 ‘눈발’ 촬영현장에 있어서 별 다른 느낌이 없었어요. 아직도 스무 살이 됐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어요.”

그는 10대 때 해보지 못한 경험으로 ‘연애’를 손꼽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20대에 들어선 그는 연애 말고도 다른 목표를 추가했다.

“제가 길치거든요. 20대 때는 운전면허를 꼭 따고 싶어요. 운전을 하면서 길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길치를 탈출하고 싶거든요.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연애 감정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욕심나는 것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출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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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인터뷰 말미 자신의 직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자신을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배우는 정말 행복한 직업인 것 같아요.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고 그래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그래서 사랑은 위대한 감동이라고 하나 봐요. 이번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많은 분들에게 너무나 큰 에너지를 받았어요. 이 자리 자체가 감사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또 한 번 감사해요.”
전북(전주)=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