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업체가 일제히 생산량을 늘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 효성, 원익머트리얼즈 국내 특수가스 3사는 올해 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가 미세공정, 3D공정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증착, 세정 단계에서 쓰이는 특수가스 수요가 늘었다. 기존 장비로 30나노 이하 선폭을 새기려면 노광, 식각, 증착, 세정을 차례로 거치는 패터닝 공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3D 공정 도입도 가스업체에 호재로 꼽힌다. 수직으로 메모리 셀을 쌓아 올릴 때마다 패터닝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 OLED 생산이 늘면서 특수가스 수요도 증가했다.
SK머티리얼즈는 NF3(삼불화질소) 생산능력을 1000톤 늘려 3차에 걸친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올해 마무리한다. 연말 기준 국내와 중국 공장을 합해 연간 생산능력 8600톤에 달하게 된다. 지난해에도 연간 생산능력 1000톤을 더 증설했다.
NF3는 CVD(화학기상증착) 공정을 끝내고 챔버 내에 남은 잔류물(Si 화합물)을 제거하는 데 쓰는 특수가스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NF3 매출이 70~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효성은 울산 용연 3공장 부지에 NF3 연 1250톤 생산능력 설비를 증설해 3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용연 제1공장 2400톤을 더해 현재 NF3 연 생산능력은 3650톤이다. 중국 저지앙성 취저우시에 2000억원을 들여 2017년 상반기까지 연산 2500톤 공장을 신설한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올해 말까지 279억원을 들여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제3공장을 짓는다. 4만9587㎡(1만5000평) 부지에 헥사클로로디실란(HCDS) 합성 공장과 R&D센터가 들어선다.
HCDS는 화학반응을 일으켜 실리콘 박막을 증착시키는 데 사용하는 전구체(Precursor)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에 사용되는 재료 물질을 말한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 기술변화(미세화, 3D화)에 따른 전구체 수요 증가`를 투자 목적 중 하나로 꼽았다.
원익머트리얼즈 주력 판매품목은 저메인(GeH4), 아산화질소(N2O), 다이실란(Si2H6)이다. 모두 증착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볼텍스코리아가 제조한 저메인을 삼성전자에 납품한다. 볼텍스는 `원익머트리얼즈 세종시 제2공장 부지`에 연 25톤 규모 공장을 짓고 2014년부터 저메인을 생산했다.
아산화질소는 원익머트리얼즈가 제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3000톤으로 제1공장에서 1500톤을 정제하고 제2공장에서 1500톤을 합성한다. 지난해 아산화질소 공장 가동률은 81%였다. 전년 41%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특수가스 공급업체 설비투자는 지난해 호실적 덕분에 가능했다. SK머티리얼즈와 원익머트리얼즈는 올해 초 `매출 30%이상 변동`을 공시했다. SK머티리얼즈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9%, 영업이익은 3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익머트리얼즈 매출은 32% 늘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