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달 27일 경북 경주에서 새로운 100년 도약을 선언했다. 본사 신청사 개청식을 갖고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 비상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08년 본사 지방이전계획 정부 승인 후 8년 만에 한수원 경주 이전이 완료되면서 모든 에너지공기업 지방이전을 완료했다. 폭풍이 몰아치는 굳은 날씨에도 한수원 본사 이전식에 모여든 수많은 지역주민은 경주 미래성장 기대감으로 들떴다. 신경주 KTX 역사를 빠져나오는 인파는 앞으로 한수원이 가져올 경상북도와 경주 변화를 예고했다.
한수원 경주시대는 대형 공기업과 인력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의미 이상이다. 이곳에서 새롭고 깨끗한 원자력 에너지 산업 글로벌 미래를 지역 기업, 주민과 함께 이뤄나간다는 목표다. 본사 이전과 함께 새로운 미래 슬로건 `뉴앤드클리어(New&Clear) 에너지 실크로드`를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교역을 했던 과거 신라인 모습처럼 새로운 터전 경주에서 새롭고 깨끗한 에너지 원전 이미지를 통해 지역발전과 세계화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실크로드 전략 주요 골격은 협력기업 경주 유치, 지역 기업과 인력 양성을 통한 원자력 집적단지 조성이다. 한수원은 단기적으로 30개 중장기적으로 100개 기업을 경주에 유치하고 현지기업을 수출형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경주상생협력팀을 신설, 이미 원자력 분야 다크호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경주 이전에 앞서 조성한 1000억원 규모 중소기업 협력대출기금 수출기업 육성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경주기업이 저금리로 경영자금을 쓸 수 있는 협력대출기금은 한수원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꺼내든 첫 번째 카드다. 이후 경주 중소기업 대상 경영컨설팅, 설비도입 지원, 원자력 공급자등록 지원, 한수원 보유기술 이전 등 다양한 지원 카드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경주시와 협의를 통해 경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방 이전에 따른 인력문제도 직접 해결하고 나선다. 2018년까지 경주시 감포해양관광단지 내에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을 설립해 매년 100여명 이상 원자력 관련 현장 기능인력을 양성한다. 이곳에서 배출된 전문인력은 한수원과 향후 경주에 입주할 원자력 관련 기업에 종사하게 된다. 사전 단계로 경주 양북면에 원전기능인력양성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이수자 341명 중 72%인 244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관광도시 경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종 행사와 이벤트 등 문화육성 사업도 함께 벌인다. 한수원 지원으로 설립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는 원자력과 관련된 주요 국제회의와 행사가 열리는 요충지로 활용한다. 내년 계획된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 역시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수원 문화거리도 조성한다. 서울 홍대와 대학로처럼 젊은 감성이 넘치는 문화거리를 조성해 경주지역 문화예술 육성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꾸민다. 이를 위해 `문화도시 경주를 위한 메세나 사업` `한수원 문화가 있는 날`과 같은 지원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경주 종합발전계획을 통해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적 성장까지 추진할 것”이라며 “경주가 원자력 관련 기업이 성장하고 해외로 나가는 에너지 실크로드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한수원 경주 지역 지원 사업 개요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