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 1년여 만에 가입자 2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통신요금 인하와 이용자 후생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가 3월말 현재 1713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5월 이동통신 3사가 순차 출시한 데이터 요금제는 불과 5개월 만인 10월 가입자 1000만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6월 2000만 돌파가 유력하다. 늦어도 7월 초에는 확실시된다.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수는 이동전화 점유율과 대체로 일치한다. 3월말 기준 SK텔레콤이 86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KT 470만명, LG유플러스 423만명(비디오 요금제 가입자 포함) 순이었다.
데이터 요금제는 기본적으로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 용량에 따라 요금제가 달라진다. 통화량이 많아 비싼 요금제를 쓰던 사람이 요금인하 혜택을 봤다.
KT는 자사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모두 3100억원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요금제를 하향하면서 1752억원 통신비를 절감했다. 데이터를 이월하고 당겨쓸 수 있는 `밀당` 등 서비스로 5488테라바이트(TB) 데이터 혜택을 제공, 1335억원 요금절감 효과를 거뒀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중 51%가 실제 요금절감 효과를 봤다고 응답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서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27%와 44%가 각각 음성과 데이터 이용량이 증가했다고 대답했다.
사용량은 늘면서 요금은 감소했다는 의미다. 데이터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는 반면 음성 통화량은 제자리걸음인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가입자당 무선트래픽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0.1%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음성통화량은 6.3% 증가에 그쳤다. 문자는 오히려 7.9%씩 감소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비용과 수익구조 불일치가 발생해 통신사가 재정 부담을 지게 된다. 통신품질도 저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데이터 요금제 도입이 이통 3사 경쟁 체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혁신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 사이에서 나온다. 데이터 요금제 가입 비율이 기존 이동전화 점유율과 동일한 것은 결국 경쟁 강화 효과가 적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