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분실·파손 보험료가 최대 50% 인상된다.
앞으로 동일하게 책정된 휴대폰 보험료율이 제조사별 AS정책과 수리비용 기준으로 다르게 책정된다.
금융감독원은 9일 휴대폰 보험료가 제조사별 AS정책에 따른 비용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소비자가 받는 서비스에 합당한 보험료율을 산출하도록 보험사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금감원 권고에 따라 제조사 AS정책을 반영한 휴대폰 보험료율을 재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휴대폰 AS정책은 리퍼폰(재생폰) 교체 방식과 부품 수리 방식으로 나뉜다. 아이폰 공급사인 애플은 보증기간 내 휴대폰이 고장 시 리퍼폰을 대신 지급하고, 다른 제조사는 부품을 수리한다.
작년 말 기준 부품 수리 방식 가입자는 70.3%고 리퍼 방식은 29.7%다. 리퍼폰 교체 방식은 부품을 교체하는 수리 방식보다 AS 비용이 두세 배 높다.
그러나 이런 비용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제조사별 휴대폰 보험료율이 동일하게 책정되다 보니 AS정책별로 보험사 손해율(지급보험금/원수보험료)이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 작년 4분기 기준으로 부품 수리 방식 손해율이 58.0%인 반면에 리퍼 방식 손해율은 151.4%에 달했다.
휴대폰 보험은 현재 통신사와 보험사 간 약정에 따른 단체보험 성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휴대폰 보험 가입자는 773만6000명, 연간 보험료는 3224억원에 달한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재산정으로 아이폰 분실·파손 보험료가 최대 5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통신사별로 월 5000원 내외인 아이폰 보험료가 월 7000원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 반면에 나머지 휴대폰 보험료는 10∼20%가량 하락할 전망이다.
변경된 보험료율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올해 7∼8월, KT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김동성 금감원 보험감리실장은 “AS정책 고려 없이 동일한 보험료율을 적용해 사실상 손해율이 낮은 기종 소비자가 손해율이 높은 기종 보험료를 부담하는 상황이었다”며 “AS정책별로 손해율에 상응한 보험료를 적용하면 다수 휴대폰 가입자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휴대폰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개통일이 지나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면 가까운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 전화기에 이상이 없는지를 보여줘야만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5년간 휴대폰보험 가입 현황 (단위: 천명, 억원)
휴대폰 AS 방식별 손해율 추이 (단위 : %)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