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아이폰SE 출고가를 16GB와 64GB 모델 각각 56만9800원, 69만9600원으로 책정했다. 최대 지원금은 LG유플러스 기준 13만7000원이다. 유통점의 15% 추가 할인을 받으면 16GB 모델을 4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10일 이통 3사가 공시한 아이폰SE 지원금은 최고요금제 기준 SK텔레콤이 12만2000원, KT 11만5000원, LG유플러스 13만7000원이다. 유통점 15% 추가 할인을 받으면 16GB 모델 구매가가 41만~43만원대 수준이다.
요금제별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많은 지원금을 실었다. 데이터 50.9 요금제에 7만원, 데이터 59.9 요금제에 8만2000원을 각각 지원한다. 데이터 29.9 요금제에서도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4만1000원을 책정했다.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 51에 6만원, 밴드 데이터 59에 6만8000원을 지급한다. 최저요금제인 밴드 데이터 29에는 3만2000원을 지급한다. KT는 LTE 데이터선택 499에 5만8000원과 LTE 데이터선택 599 기준 7만원, 최저요금제인 LTE 데이터선택 299에 3만5000원을 각각 책정했다.
이통사는 출시 전날 막바지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아이폰SE 출고가는 업계 예상보다 2만~3만원 높게 책정됐다. 출고가가 공기계 가격(16GB, 64GB 각각 59만원, 73만원)과는 2만~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급형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통사의 입장이지만 5만원가량 저렴한 전작과 차이를 보였다.
지원금이 낮게 책정되면서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통사가 아이폰SE 전망을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4인치 아이폰 선호도에 대한 불확실성, 다른 중저가폰 대비 저렴하지 않은 가격 등이 이통사 지원금 책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은 한 번 책정하면 올리기는 쉬워도 낮추기는 어렵다. 아이폰SE 초반 판매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원금을 올리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 구매자와 형평성 문제 때문에 안 돼도 두 달가량은 지원금 상향이 쉽지 않다.
아이폰7 출시를 앞두고 아이폰6나 아이폰6S 재고 소진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폰SE보다는 아이폰6와 아이폰6S 재고 소진이 더 중요한 만큼 아이폰SE는 4인치 아이폰을 쓰고 있는 마니아층 위주의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어차피 20% 요금 할인을 받는 게 유리한 만큼 지원금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이통사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아이폰SE도 모든 요금제에서 20% 요금할인이 지원금보다 유리하다.
아이폰SE는 아이폰5S 외관에 아이폰6S 성능을 갖췄다. 최신 프리미엄폰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화면 크기가 줄어든 만큼 배터리 수명 등 유리한 점도 많다. 이에 따라 초반 2~3주 판매량이 아이폰SE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통 3사는 전국 판매점과 온라인 사이트에서 아이폰SE 판매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이달 23일까지 개통 후 5월 안에 ‘옥수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프로모션에 참여한 고객 전원에게 옥수수 앱 결제 포인트 2만점을 제공한다. 아이폰SE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프리미엄클럽’ 대상이다.
KT는 케이스, 배터리, 머그컵으로 구성된 드림웍스 캐릭터 3종 세트와 충전케이블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SE 신규·기변 고객 대상으로 모바일 상품권(해피콘)을 제공한다. 중고폰 보상프로그램(심쿵 클럽) 대상에도 포함시켰다.
<이통사별 아이폰SE 지원금(출고가 16GB 56만9800원, 64GB 69만9600원, 자료:3사 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