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영화 View] 봄날의 '스릴러'를 좋아하세요?

출처: '곡성' 포스터
출처: '곡성' 포스터

본격적인 스릴러 성수기는 한여름이다. 하지만 따뜻한 봄날 오싹한 스릴러 몇 편이 개봉하며 여름을 미리 앞당기고 있다. 스릴러가 과연 봄에 경쟁력이 있을까 싶다가도 스릴러임에도 봄날에 영화를 내놓는 그들의 자신감이 궁금하다.

12일에는 영화 ‘곡성(哭聲)’, 19일에는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이하 ‘향수’)와 ‘더 보이’가 개봉한다.



이들 영화의 특징은 예상하기 힘든 사건들을 통해 감독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로, 관객을 매혹시킬만한 요소가 다분하기에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곡성’은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의문의 연쇄 사건들이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경찰 종구(곽도원 분)가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실체와 싸우는 이야기다. 천우희와 황정민이 각각 목격자 무명, 무당 일광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를 보여 주며 극에 괴기스러움을 더했다.

영화 ‘곡성’ 관계자는 “‘곡성’의 장르는 단순히 스릴러로 보기 어렵다. 여러 장르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스릴러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호러 영화 시장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곡성’의 경우 후반 작업을 오래한 편이다. 작업이 마무리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개봉 날짜를 생각했고, 칸 영화제의 시기도 생각해야 했다”며 5월에 개봉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출처: '향수' 포스터
출처: '향수' 포스터

‘향수’는 18세기 프랑스 생선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사생아로 버려진 장바티스트(벤 위쇼 분)가 천재적인 후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토록 원했던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07년 3월22일 한국에서 개봉한 ‘향수’는 누적 관객수 101만 1710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았다. 당시에도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한 남자의 무서운 집착이 만들어낸 끔찍한 사건에 많은 관객들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향수’의 배급사인 누리픽처스 관계자는 “이번에 롯데시네마에서 단독으로 재개봉하기 때문에 배급 시기는 여러 가지 상황과 조율했다”며 “예전에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100만 관객을 넘겼다. 작품성도 있고 해외에서 많은 상을 받은 영화일 정도로 영화에 힘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시기를 고르지 않고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르적인 측면에서 스릴러긴 하지만, 알고 보면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후각을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오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처: '더 보이' 포스터
출처: '더 보이' 포스터

‘더 보이’ 역시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다. ‘더 보이’는 한 저택의 유모가 죽은 아이를 대신해 인형을 돌보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스릴러다.

이미 미국 등 해외 각지에서 먼저 개봉한 ‘더 보이’는 미국에서 지난 1월22일 한 겨울에 개봉했음에도 불구, 미국에서만 약 36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했다. 특히 10대, 20대에게 인기를 끌었기에 방학 쯤 개봉하면 더 좋았을 테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사랑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내놓은 듯싶다.

장르에 따라 성수기가 물론 있지만, 스릴러는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소재 중 하나이며 마니아가 많은 만큼 계절에 크게 구애 받지 않기도 하다. 게다가 스릴러 성수기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작품에 대한 믿음과 ‘곡성’ ‘향수’ ‘더 보이’ 등은 스릴러 장르 하나 만으로 국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선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