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룩스에서 페타(Peta)는 10의 15승, 즉 1000조를 의미합니다. 룩스(Lux)는 빛 밝기를 뜻하죠. 비현실의 밝은 빛을 추구합니다. 이런 의미가 회사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페타룩스 기술을 담은 시제품이 올해 말 세상에 나옵니다.”
안도열 페타룩스 대표는 발광다이오드(LED) 주 재료인 질화갈륨(GaN)을 대체할 구리-할로겐(CuHa) 반도체 소자의 발광 메커니즘을 밝힌 주인공이다. CuHa 격자상수는 실리콘(Si)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격자상수란 결정 속 원자 간의 가로, 세로, 높이 간격을 의미한다. 격자상수 차이가 크면 기판 위로 재료를 성장시키는 것이 어렵다. LED 칩 업계가 GaN을 저렴한 실리콘이 아닌 사파이어 웨이퍼 위로 성장시키는 이유가 격자상수 차가 크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일본 도시바가 실리콘 웨이퍼 위로 GaN을 성장시키는 `GaN-on-Si` 기술을 오랜 기간 개발했지만 최근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해당 개발 프로젝트를 접었다”면서 “재료의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CuHa는 실리콘과 비슷한 격자 상수값을 가져 실리콘 웨이퍼 위로도 성장을 시킬 수 있다. 더 저렴하게 LED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빛을 내는 정도도 GaN에 비해 높다. 동일 전류량에선 10배 밝고 동일 밝기에선 전류 소모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네이처 자매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 온라인판은 최근 안 대표의 연구 결과물을 실었다.
안 대표는 2008년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과 국내에서 각각 4건, 3건 등 총 7건의 원천 특허를 보유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문인 김달수 티엘아이 대표는 사석에서 안 대표에게 이 같은 얘기를 듣고 투자를 결정했다. 이용한 원익 회장도 안 대표에게 투자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6월 페타룩스가 설립됐다.
안 대표는 “국가기관 연구소에 의뢰해 CuHa를 활용한 LED 소자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연말 쯤에는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제품이 나온 후 1~2년에 걸쳐 상용화를 위한 튜닝을 집중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때쯤 추가 투자를 받아 직접 LED 칩 사업화에 뛰어들지 기술 라이선스 사업을 펼칠지 결정해야 될 텐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페타룩스 기술이 상용화되면 LED 시장의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