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이 세계적으로 화두다. 증기와 전기 및 정보가 이전의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나노, 바이오 등이 대표적이다.
AI 알파고와 이세돌의 최근 대결로 AI가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라는 것이 재확인됐다. 알파고의 바둑 실력은 첨단기술 발전이 모두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뤄지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보여 준다.
4차 산업혁명 소식과 알파고의 등장은 학부모에게 숙제를 안겼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새로운 선택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줬기 때문이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많은 분야가 융합돼 긴밀하게 이어지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미래를 구현할 핵심 동력이 바로 `컴퓨터 과학`이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등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소프트웨어(SW)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래 융합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미래는 영역 간 구분을 두지 않고 탐구·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현재 구글은 안구내장형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망막에 띄울 수 있는 것으로, 안경 모양 구글 글라스보다 더욱 혁신된 증강현실(AR) 기기다. 이 렌즈는 첨단 스마트 기술과 생명공학, 의학 등의 융합으로 탄생했다.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3D 프린팅 등도 융합이 빚어낸 혁신 발명품이다.
4차 산업혁명, 알파고 등이 회자되지만 우리 교육 환경과 학부모들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부모 세대가 겪은 경험에 의해 관성적 예측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시대 변화에 앞서 교육이 선행돼야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간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융합해 만드는 창의형 융합과학자, 즉 `Creative Fusitist(Fusion+Scientist)`가 세상을 리드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부모들은 미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아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 환경과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 창의의 재료가 되는 지식을 쌓는데 독서만한 것이 없다. 다독이 최선이 아니라 학문 간 연결고리를 찾는 `연관 독서`가 필요하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넓혀 가는 전략적 독서를 통해 생각의 폭도 넓혀야 한다.
`호기심`은 아이가 지식을 능동적으로 발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어떤 일에 호기심이 일어서 좋아하고, 좋아하면 즐기고 잘하게 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성향과 관심, 재능이 있는 아이가 함께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호기심의 눈으로 사물과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도와 주는 것이 자녀가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분야 경계를 벗어난 융합교육(STEAM)과 SW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SW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는 `정보과학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는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능력이다. 특히 `코딩`은 반드시 갖춰야 할 기초 체력과 같다. 아이들은 코딩을 도구로 하여 미래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머지않았다. 2020년까지 710여만개의 일자리가 소멸될 거라고 한다. 인간의 업무를 AI로 대표되는 첨단과학 기술이 대체한다. 부모는 시대 변화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자녀 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녀를 미래 리더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먼저 교육 트렌드를 앞서 준비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 우리 아이 모두가 창의적 융합과학자가 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충국 CMS에듀 대표 educms@cmsed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