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의 성공경제]<30>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장우의 성공경제]<30>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미래 경영은 새로운 조직문화에 의해 실천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조직문화는 대부분 창조적 혁신에 적합하지 않다. 다음은 쉽게 떠올려 볼 수 있는 일상의 조직문화 모습이다.

하급자는 상급자가 퇴근하기 전에 퇴근하지 못하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주말에 출근한다. 보고서 모양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주로 의전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시간을 쓴다. 회의에서는 자유로운 토론보다 상급자가 제시하는 의견을 받아 적고, 하급자는 상급자 지시에 따라 발표한다. 진정성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보다 상급자 지시에 따라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직급 차이에 따라 보상은 물론 제공되는 차량이나 공간 등 예우가 확실하게 차등화돼 있고, 구성원의 성공은 어느 자리에까지 올라갔느냐에 의해 평가된다. 업무 중의 실패는 성과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구성원은 불확실성이 적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일을 좋아한다. 각 부서는 협력보다 경쟁 관계에 있으며,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어렵다. 구성원은 자신의 성과지표에만 관심이 있으며, 미래 먹거리에 기여할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같은 부정적 조직문화는 강한 충성심과 책임감을 갖고 불굴의 의지로 수없는 역경을 이겨내 오늘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세대에 의해 형성됐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과거 성공에 안주해 혁신과 변화에 저항하는 성공 함정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정적 조직문화의 뿌리와 함정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계층에 의한 수직적 통제주의다. 상급자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이들이 강한 추진력으로 조직을 이끌고 통제하게 함으로써 주어진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상급자가 흘러간 과거 경험에만 의존할 때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으며, 하급자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둘째 단기적 성과주의다. 철저한 성과주의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과평가가 1년 단위로 이뤄짐으로써 구성원으로 하여금 단기적 관점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만든다. 이러한 단기 성과주의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창조적 업무를 방해한다.

셋째 규정 중심주의다.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조직 구성원을 일사불란하고 공평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 조직운영 프로세스를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 업무를 상세하게 규정화하면 업무 처리의 합리성이 높아지고 책임 소재가 명확해진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규정을 바꾸기 어렵고, 사전에 수립된 계획과 규정에 의해 행동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게 되면 창의적 제안과 자율적 결정을 가로막게 된다.

넷째 순혈주의다. 구성원 간 동질성은 집단 결속력을 만들어 냄으로써 강한 단결력으로 고도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획일적 조직문화는 조직 창의성 제고를 방해한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핵심 인재를 수용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렇듯 과거 성공을 만든 조직문화는 이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됐다. 특히 수직적 통제, 단기성과, 규정, 순혈주의를 키워드로 하는 성공 방식은 외부로부터 닫힌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말았다.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다`는 닫힌 생각으로는 개방과 도전에 의한 창조적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새로운 경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의 변화다. 고객 요구의 다양화와 기술 융·복합화 등 경영 환경이 예측할 수 없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세워야 할 정도로 일을 추진하는 범위가 경계 없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관리와 통제보다는 자율과 신뢰에 바탕을 둔 조직문화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이제 조직문화를 확 바꿔야 한다.

창조화 시대에서 가장 핵심인 경쟁우위 원천은 사람과 조직문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 조직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 인재가 일해야 한다. 과거 형태의 조직문화로는 창의적 인재가 떠나가거나 남아 있더라도 조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