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한국형 중앙처리장치(CPU) 프로세서 코어 상용화 사업을 지원한다. 한국형 CPU 프로세서 코어를 탑재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지원으로 한국형 CPU 코어 상용화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에이디칩스 엠코어(emCORE) 소프트 설계자산(IP)을 자사 파운드리 서비스 목록에 추가했다. 파운드리 서비스 목록에 코어 IP가 등록됐다는 것은 `위탁생산을 공식 지원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에이디칩스는 지난해부터 협의를 지속해 오다 최근 이 사안을 최종 확정했다. 에이디칩스 엠코어는 영국 ARM CPU에 이어 두 번째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IP 서비스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에이디칩스 코어를 활용해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국내 팹리스 업체는 외국으로 나갈 필요 없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파운드리사업부는 올해 초부터 8인치 공장을 국내 팹리스 업체에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고객사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면서 “이번 에이디칩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국산 CPU 코어가 널리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그동안 애플, 퀄컴 등 `전략적 고객사`에만 공장을 오픈하는 `소품종 대량생산` 전략을 펼쳐 왔다. 수익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8인치 공장의 65나노 임베디드플래시(로직 90나노) MCU 공정을 외부 업체로 개방했다. 국내 MCU 전문 팹리스 업체 A사 등 몇 곳이 삼성전자와 생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디칩스도 추후 자사 코어를 활용한 최신 상용 MCU 칩을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안을 놓고 일정과 규모 등을 조율하고 있다. 에이디칩스는 그동안 글로벌파운드리(GF) 130나노 공정과 중국 CSMC 180나노 공정을 활용, 칩을 생산해 왔다.
최근에는 국내 팹리스 N사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알덴바란 코어를 활용해 삼성전자 28나노 공정으로 차량용 반도체 테스트 칩을 출하하기도 했다.
에이디칩스와 ETRI는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형 CPU 코어 상용화 사업`에서 프로세서 코어를 제공하는 업체·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한 관계자는 “CPU코어-팹리스-파운드리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한국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체질도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면서 “현재 국내 팹리스가 ARM에서 CPU 코어 IP를 전량 수입해서 쓰고 있는 만큼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형 CPU 코어 상용화 사업이 효과를 본다면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빌리브마이크론, 엠씨에스로직, 디에이아이오, 언맨드솔루션, 씨앤유글로벌, 한컴지엠디, 에스앤에이, 엠텍비젼 등 8개 팹리스 반도체 설계 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아 한국형 CPU 코어를 활용한 각종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