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소비는 한국 경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저금리·저물가 기조에도 뚜렷한 소비 회복의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부진한 데다 소비마저 위축돼 있어 소비재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간소비의 위축은 경제 회복 지연으로 연결된다. 2014년 대비 2015년 민간소비는 2.2% 증가했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 역시 2011년 1.5%포인트 수준에서 2012년 1.0%포인트로 하락한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해에는 1.1%포인트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소비가 진작돼야 하지만 2016년 소비 전망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소매판매액 증감률이 크게 둔화됐다. 소매판매액 증감률은 2011년 9.4% 수준에서 2013년 1.1%로 하락했고, 2015년에는 2.2%로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소매 판매가 감소되는 것은 소비재 제조사 매출액이 감소되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또다시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악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소득에 비해 갈수록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3년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에서 소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대 말까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 지속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5년 3분기에는 71.9%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가 갈수록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령화 진행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60대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평균소비성향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보고서 `소비패턴의 11가지 구조적 변화`를 통해 소비 패턴 변화를 `CONSUMPTION`으로 제시했다.
온라인·모바일을 비롯한 모든 플랫폼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구매하는 크로스오버 쇼퍼(Crossover Shoppers), 1인 가구 요구 사항에 맞춘 서비스(Optimizing for Singles), 공유경제형 모델(Not Buyng, but Sharing), 소셜커머스 공동구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네트워크 쇼핑(Social Network Shopping), 합리적인 소비 추구(Underprice Shopping)가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떠올랐다. 웰빙과 행복 추구(More for Health), 간편결제 시장 확대(Payment Evolution), 최저가&초고가 등 가격의 극단을 찾는 소비트렌드(Toward the Extreme), 포장 디자인보다는 품질이나 성분을 따지는 구매(Inside Viewer), 구매력을 지닌 고령 인구의 소비시장(Old People, Young Market),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가공하거나 개성을 추구하며 재창조하는 셀프문화 확산(New Prosumer) 등이 11가지 `CONSUMPTION` 소비 패턴으로 분석됐다.
소비가 장기 침체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업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쇼퍼를 위해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새로운 결제 방식 도입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1인 가구 및 시니어 세대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SNS 이용이 확산되고 정보통신기술(ICT)이 보급됨에 따라 제품 기획부터 판매 및 사후관리(AS)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소비자 참여를 적극 유도,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 밖에 초고가 및 최저가 등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에 집중한 포트폴리오 구축, 웰빙 및 기능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 확대 등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이 요구된다.
소비 패턴 변화를 아는 기업은 소비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
소비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은 주요 소비 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적합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유통·소비재 기업은 소비 침체기를 극복해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위축되는 소비 규모와 함께 침체될 것이다.
기업들은 어떠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는지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수출 대상국 다변화, 마케팅 전략 제고 등의 다양한 전략 방향성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gwangsukk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