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에어컨 특수 기대…가전업체 풀가동, 유통은 마케팅 강화

ⓒ케티이미지뱅크
ⓒ케티이미지뱅크

가전업계와 유통업계는 올해 에어컨 특수를 기대한다. 에어컨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날씨 전망이 긍정적인데다, 혁신적인 신제품도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년간 감소했던 잠재수요가 더해지면 역대 최대 에어컨 판매량 기록 달성을 세울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013년 200만대 판매량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얼마나 기록을 뛰어넘느냐가 관심사다.

◇지난 2년 부진, 올해 한방에 만회

국내 에어컨 시장은 2013년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 2년간 부진했다. 2014년은 150만대에도 못 미쳤고 2015년에도 평년보다 적은 150만대 수준에 그쳤다. 부진 원인은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가 가장 컸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은 것도 컸다. 반짝 무더위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더위가 지속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날씨가 도와줄 것으로 점쳐진다. 기상청이 23일 발표한 6~8월 기상전망을 보면 올 여름은 무덥고 습한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4월 말부터 3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시작됐고 지난주에는 서울지역 기온이 1932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31.9도를 기록했다. 더위와 맞물려 에어컨 수요도 급증했다. 유통채널에 따라 에어컨 주간 판매량이 6~7배 상승하는 등 판매 증가가 두드러진다. 아직은 이르지만,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대인 2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는 마치 천수답처럼 날씨와 직결되는데, 올해는 날씨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가전사와 협력해 다양한 에어컨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에어컨 전문 설치기사들이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 삼성전자 서서울물류센터에서 삼성 무풍에어컨 `Q9500`을 배송 차량에 싣고 있다.
삼성전자 에어컨 전문 설치기사들이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 삼성전자 서서울물류센터에서 삼성 무풍에어컨 `Q9500`을 배송 차량에 싣고 있다.

◇제조사 생산라인 풀가동

에어컨 제조사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2년간 부진을 겪으면서 일찌감치 올해를 반전의 해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략 신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바람을 싫어하는 고객을 고려한 무풍에어컨, 인체를 감지해 실내에 있는 사람들 맞춤형 냉방을 하는 듀얼 에어컨 등 기존에 없던 신기능을 장착했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좋아 벌써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도 6만대가 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은 5월 기준 전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의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휘센 듀얼에어컨
LG전자 휘센 듀얼에어컨

LG전자도 휘센 듀얼 에어컨 신제품 인기에 따라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 에어컨 생산 가동률은 시스템 에어컨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1분기에 이미 105%를 찍었고 2분기 휘센 신제품 생산라인 풀가동이 더해져 가동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신제품 출시시기를 크게 앞당겨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신제품 출시시기를 2개월 이상 앞당겨 지난 3월 신제품을 선보였다. 빠른 출시와 이른 무더위 효과로 지난 3~5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캐리어에어컨은 5월 말 현재 지난해 동기 대비 에어컨 매출이 30% 늘었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에어컨 성수기까지 모두 감안했을 때 올해 자사 에어컨 매출은 전년대비 40%이상 늘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른 무더위가 영향을 미쳐 생산라인을 30% 증설해 평일은 물론 휴일까지 풀가동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도 5월 말을 기준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6~7월 에어컨 시즌을 감안해 생산량 목표도 높였다.

◇고객잡기 마케팅 확대일로

유통업체도 3년 만에 찾아온 에어컨 특수를 겨냥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부터 오픈마켓·소셜커머스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에서 경계 없는 에어컨 마케팅 대전이 펼쳐진다. 할인행사는 기본이고, 사은품 제공 등 업체마다 다양한 판촉활동을 펴고 있어 어느 곳이 유리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큐레이션 쇼핑몰 G9는 `1방 1냉풍` 소비 트렌드에 따라 멀티형 에어컨과 미니·USB 선풍기 등 여름가전 400여 종을 할인하는 여름가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김지현 G9 마케팅팀장은 “과거에는 에어컨 구입비와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에어컨 1대만 들여놓는 추세였다”면서 “최근 에너지 효율이 높은 멀티형 에어컨이 다양한 가격대로 출시되면서 1방 1냉풍 트렌드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11번가와 티몬은 금액할인 쿠폰과 무이자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 모은다. 11번가는 지난 9일부터 이달 말까지 30만원 이상 구매시 3만원, 60만원 이상 구매시 6만원, 100만원 이상 구매시 10만원 할인받는 쿠폰을 제공한다.

G마켓과 옥션은 에어컨 온라인 구매환경을 개선하는 `에어컨 클린 판매` 제도도 도입했다. 에어컨 설치 환경과 배송지역 마다 제각각이던 설치비와 배송비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김석훈 이베이코리아 통합영업실 상무는 “에어컨은 현장 설치 시 추가비용 요구 등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판매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판매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쇼핑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만족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움직임도 분주하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중고보상, 상품권, 캐시백 등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제습기와 선풍기를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도 있다. 하이마트는 판촉행사와 함께 `내일설치`라는 카드도 꺼내들었다. 주문부터 설치까지 며칠씩 걸리던 것을 대폭 단축, 제품에 따라 주문 다음날 바로 설치해주는 서비스다.

전자랜드는 에어컨 일부 제품 구입시 공기청정기, 선풍기, 제습기 등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으며, 구매 금액대별로 캐시백 행사도 실시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