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분사한 벤처기업이 잇달아 해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대기업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한 사내외 벤처 제도가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사내외 벤처제도가 국내 대기업의 새로운 성공모델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분사한 1호 벤처기업이 나란히 글로벌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1호 벤처기업 이놈들연구소(대표 최현철)는 중국 투자사 창업방(대표 난리신)과 디티캐피털(대표 파트너 샤오쥔)로부터 연이어 투자를 유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놈들연구소는 손가락을 통해 전화통화를 하는 스마트 시계줄을 개발했다. 시계줄에 장착된 체전도 유닛을 통해 증폭된 소리가 손끝을 통해 고막으로 전달되는 원리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 참가해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하반기 킥스타터를 통해 첫 제품을 선보이고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이놈들연구소는 지난 2014년 삼성전자 사내혁신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출발했고 지난해 9월 삼성전자로부터 분사했다.
투자에 참여한 창업방은 중국 최고 창업 전문잡지 `창업방` 발간사인 동시에 중국 3대 스타트업 전시회 `데모 차이나` 운영사다. 창업방의 국내 투자는 이놈들연구소가 처음이다. 디티캐피털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최고 투자회사`에 수차례 선정된 글로벌 투자사다. 초기 창업기업부터 확장단계에 있는 기업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켈빈 정 디티캐피털 디렉터는 “이놈들연구소는 중국과 한국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이놈들연구소의 기술력, 중국의 생산력과 거대한 소비시장이 결합하면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을 빠르게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방 관계자도 “한국 투자 1호 기업인 만큼 중국 현지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중국 최고의 파트너 둘을 한꺼번에 얻게 돼 기쁘다”며 “이번 투자로 중국시장 진출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LG전자 사외벤처 1호 에이캔버스(대표 댄 리)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목표액 10만달러 모금을 조기에 달성했다.
에이캔버스는 `디지털 갤러리` 프로젝트를 사업화한 것으로 수백만점의 그림이 있는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해 전용 디지털 액자 하나로 다양한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모금을 시작해 10여일 만에 목표 모금액을 달성했고 현재 12만달러 모금으로 목표액을 초과했다. 아직 모금일이 18일이나 남아 목표액을 얼마나 초과할지 주목된다.
킥스타터 모금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것은 투자자와 일반인으로부터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에이캔버스는 투자금으로 제품 상용화를 추진해 오는 10월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할 수 있는 사외벤처 후보를 계속 발굴하고 있다”며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