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등 가정이나 상업시설·사업장에서 생산된 전기를 모아 전력당국을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된다. 대규모 발전시설을 짖지 않고도 누구나 전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필요한 곳에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원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산전원 사업모델이 등장할 전망이다.
2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다음달 초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 시범 사업` 사업자를 모집한다. 전력 중개사업은 전력 수요반응(DR)시장과 유사한 형태로 집단의 전기를 모아 거래한다. DR은 절약한 전기를 거래하지만, 전력 중개시장은 실제 생산된 전기로 거래한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다수의 일반 사업장이 보유한 태양광 등 자체 발전원을 한데 모아 한국전력이나 전력거래소와 일반 전기요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할 수 있다. 중개사업자는 1㎿ 이하 소규모 태양광·풍력, ESS, 전기차 등 발전자원 10개 이상을 모집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는 6월 중 3개 이상 사업자를 선정해 오는 9월까지 모의운전을 거쳐 기본적인 시장규칙을 정한 후 9월부터 12월까지 실제 전력 거래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규칙뿐 아니라 거래시스템 마련해 시장성을 검증한 후 2017년부터 정규 시장으로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이후 시장 제도를 완성해 다소비 고객 누진제 절감효과 뿐 아니라, 발전설비를 보유한 수용가 수익모델을 고려한 시장제도를 조성할 방침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문 발전사만이 전력거래가 가능했지만, 개인·소규모 사업장의 시장 참여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중개시장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모델을 실증한 후 내년부터 본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시장 제도를 통해 일정 수익성을 보장해 민간주도 분산전원 모델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재 전국 650여 곳의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한전구매계약(PPA)제도를 통해 주로 1㎿ 이하의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태양광 발전사업자이지만, ESS·전기차 충전소가 늘면서 중개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지적돼 왔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