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케저 지멘스 회장, `제조업의 디지털화`에 미래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국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 케저 지멘스 회장은 지난 27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통일한국,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와 사회 재창조`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조 케저 지멘스 회장(오른쪽)이 27일 제주포럼에 참석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 케저 지멘스 회장(오른쪽)이 27일 제주포럼에 참석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 케저 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한국과 독일처럼 번영한 나라는 매우 소수”라며 “한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독일은 마샬플랜을 통해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 잘 적응한 국가는 앞서가는 반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들은 뒤처진다”며 “적응력은 비즈니스와 사회를 재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케저 회장은 국가가 `적응력의 DNA`를 가지기 위한 요소로 △탄탄한 제조업 기반 △강력한 교육과 혁신체계 △국민의 기업가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꼽았다.

우선 탄탄한 산업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케저 회장은 “제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견고한 제조업을 갖춘 국가들이 앞서간다”며 “제조업에 투자되는 1달러는 다른 분야에서 1.4달러 국내총생산(GDP)을 추가로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에서 창출하는 1개 일자리는 다른 분야에서 최대 2개 일자리를 만들고, 제조업이 세계 무역 70%를 차지한다는 설명도 했다. 한국은 제조업이 GDP 30% 이상을, 독일은 GDP 22%를 차지한다.

4차 산업혁명 문턱에 있는 지금은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케저 회장은 “한국은 `2020년까지 스마트 공장 1만 개 구축`으로,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으로 제조업 디지털화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며 “제조업 디지털화는 단지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사항”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조업 디지털화와 같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는 강력한 교육과 혁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디지털화로 모든 산업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술을 유치원, 초·중·고교와 대학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제조업 디지털화와 산업 공정 내 3D프린팅 통합으로 혁신 기회가 창출되고,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IT 기업이 제조업에 주목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장점인 창의성과 유연성,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대기업인 지멘스에 접목하는 시도도 소개했다. 지멘스는 `혁신기업(Innovation AG)`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케저 회장은 “혁신기업 기치로 처음 시작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에어버스와의 신규 협업”이라며 “우리 목표는 최대 100인승 여객기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멘스는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항공업계에 혁명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적응력을 갖추기 위한 마지막 조건으로 사고방식, 즉 국가 문화를 꼽았다.

케저 회장은 “실수와 실패가 용납되는 국가들이 혁신에서도 앞서는 경향을 보인다”며 “작은 나라 스위스는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스위스 국민들이 기업가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