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2년만 해도 가계통신비가 높은 편에 속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는 중위권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2년마다 나오는 이 조사에서 올해는 더 높은 순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에서 우리나라 가계통신비는 14만55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0.3% 줄었다.
지난 3월 말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 개발협의회(위원장 이내찬 한성대 사회과학대 학장)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국제 비교를 한 결과 음성·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나눈 5개 그룹에서 고루 상위를 차지했다. 데이터 3.2기가바이트(GB)를 사용하는 3그룹을 기준으로 하면 시장 환율에서 전체 1위, PPP환율(구매력평가지수)로는 3위를 차지했다. 다른 기준에서도 최하가 5위였다. 나머지는 1~3위에 들었다. 그만큼 국제비교에서 우리나라 통신비가 저렴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제대로 비교하면 우리 통신비가 더욱 저렴하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다. 국가별로 통신비 통계를 내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가구 단위 조사다. 우리나라는 가구원 수가 평균 3명인 데 비해 OECD 평균은 2.6명이다. 멕시코처럼 4.0명인 나라도 있지만 미국(2.6명), 일본(2.5명), 영국(2.3명) 등 다수 국가가 우리보다 가구원 수가 적다. 우리는 가구원 수가 많기 때문에 통신비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1인당 통신비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계통신비를 계산할 때 통신요금과 통신장비(휴대폰값)를 합쳐서 내야 맞는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현재 통계청에서는 둘을 더해서 가계통신비 통계를 낸다. 하지만 통신 요금이 내리더라도 휴대폰 값이 오르면 전체 가계통신비가 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통신비가 높다는 비판은 이동통신사와 정부가 받는 불합리한 일이 발생한다. 1만원짜리 요금을 쓰더라도 90만원짜리 휴대폰을 사용하면 그 사람의 가계통신비는 100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