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대 국회, 경제위기 해결 리더십 보여줘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더욱 심난해진다. 나아지기는커녕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6%로 낮췄다. 내년에도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을 포함해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OECD가 모두 2%대 성장을 내다봤다. 정부도 더이상 3%대 전망치를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지표가 안 좋은 것은 경제성장률만이 아니다. 기업 세 곳 가운데 한 곳은 부실징후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돼 이자비용이 줄었지만 기업매출이 2년째 줄고 영업적자를 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올해 1분기에만 20조원이 늘어나 1220조원을 넘어섰다. 청년 실업률은 올 들어 1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조정은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업 취업자도 급감했다.

가계는 수입보다 소비가 더 위축돼 `불황형 흑자` 구조다. 소비절벽을 우려케 한다. 불황형 흑자는 무역수지에서도 보인다. 올해 4월까지 무역수지는 2012년 2월 이후 51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수입액이 16개월째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액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다른 경제지표도 온통 하향곡선이다. 우리 경제체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안팎 시련은 종착역이 아니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둔화, 유가 불확실성 충격파는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해외발 회오리다. 안으로는 주력산업 구조조정이라는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은 속도가 생명이지만 불행하게도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이끌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되면 다른 경제 회생 처방전은 무용지물이다.

정치권이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청와대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정국은 얼어붙어 있지만 그래도 기댈 곳은 정치밖에 없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그동안의 실망을 만회하기에 좋은 기회다.

지난 60여년 동안 우리 경제가 이렇게 허우적거린 적이 없다. 오늘 개원하는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