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터뷰-김소희②] 퀵소희의 ‘프로듀스 101’ 뒷이야기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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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프로듀스 101’은 김소희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가 꼭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말하지 못했던 ‘프로듀스 101’ 비하인드 스토리는 무엇이 있었을까.

“‘프로듀스 101’ 마지막 화에 배윤정 선생님께서 ‘소희야 네가 춤을 이렇게 못 추는지 몰랐다’고 말씀하셨던 장면이 있어요. 그렇게 얘기를 듣고 그날 새벽까지 연습을 열심히 해서 다음날에는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었죠. 그런데 방송에서는 왜 춤을 못 추냐고 꾸지람을 듣는 장면만 나오고 칭찬 받는 장면은 편집돼서 너무 아쉬워요.”



이와 더불어 ‘프로듀스 101’ 촬영 내내 자신을 보호해 준 경호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촬영 당시 보디가드가 3~4명 정도 계셨는데 그 분들은 저희를 보호해야 하다 보니 평소에는 엄격하고 차가워요. 그런데 뒤에서 몰래 먹을 것도 챙겨주시고 배려도 많이 해주시니까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뜻의 신조어) 같이 듬직한 느낌이 있어요. 그동안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어요.”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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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합숙생활은 연습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특히 DSP미디어 연습생 윤채경은 밤에 잠도 안자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동료들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토로한 바 있다. 김소희 또한 윤채경의 말에 동의했다.

“밤에 피곤할 텐데도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해요. 주로 채경이 방에서 소혜를 비롯해서 몇 명이 새벽 4~5시까지 안자고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저도 무서운 얘기를 싫어해서 채경이 방에는 아예 가지 않았어요.(웃음)”

타임머신을 타고 ‘프로듀스 101’ 촬영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장 되돌리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김소희는 주저 없이 첫 번째 등급 평가 무대를 꼽았다.

“첫 등급 평가 때 원더걸스 선배님들의 ‘노바디(Nobody)’를 불렀는데 편집이 됐어요. 그래서인지 조금 더 제 가창력을 과시할 수 있는 노래를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김소희는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던 연습생 가운데 현재 아이오아이(I.O.I)로 활동 중인 정채연을 가장 친했던 동료로 꼽았다. 최근 걸그룹 다이아와 겹치기 활동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정채연에게 김소희는 애정 어린 격려를 남겼다.

“주위에서 누가 뭐라고 말하든 신경 쓰지 말고 그동안 하던 대로 열심히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느꼈지만 댓글에 상처 받는 게 가장 바보짓인 것 같아요. 댓글 신경써봤자 자신만 바보 되더라고요. 채연이가 지금처럼만 하는 일 계속 잘하면 좋겠고 저보다 활동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굳이 제가 이런 말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할 거예요.”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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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는 부산 토박이다. 다른 경상도 출신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사투리 억양을 없애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뭔가 제가 작아지는 것 같았어요. 지적으로 보이고 싶은데 저만 사투리를 쓰다 보니 혼자 칠푼이팔푼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또, 예전에 보컬 학원을 다닐 때 선생님이 제 노래에 사투리가 묻어 나와서 듣기 싫다고 말씀하셨던 적도 있어요. 그 말에 자극받아 사투리를 고치려고 악착같이 노력했죠.”

‘프로듀스 101’ 방송 이후 김소희에게는 여느 연예인 부럽지 않은 팬덤이 형성됐다. 특히 바쁜 와중에도 팬들과의 소통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연습생 신분이었다가 처음으로 팬이 생긴 거라서 그분들이 저한테는 정말 소중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한 분이라도 더 SNS 답장을 하다 보니 소통이 활발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팬들이 ‘퀵세지북’이라는 이름의 메시지북을 선물로 보내주셨는데 좋은 글이 엄청 많았어요. 그 가운데 하나를 뽑아서 제 인스타그램 대문글로 설정했죠.”

김소희는 팬들이 보내준 선물 하나하나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티셔츠부터 소속사 대표가 즐겨 마시는 술까지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하나같이 소중한 것들이다.

“제 얼굴이 그려져 있는 티셔츠와 신발, 제 이름이 새겨진 아이패드를 받은 적 있어요. 이 외에도 제 상징인 초커 목걸이, 메시지북, 머그컵, ‘퀵타벅스’라는 이름의 텀블러, 백화점상품권 등 다양한 선물을 받았었죠. 특히 저희 대표님이 사케를 좋아하는데 팬들이 그걸 어떻게 알고 사케까지 보내주셨어요. 팬들에게 항상 고마워요.”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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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김소희는 최종 목표와 함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데뷔에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준비된 모습으로 나와서 팬들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열심히 더 연습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 더 발전한 김소희의 모습 기대해주세요.”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