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은 군중을 뜻하는 영어 `크라우드(Crowd)`와 재원 마련을 뜻하는 `펀딩(Funding)`이 합쳐진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크라우드펀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서 소셜 펀딩이라고도 한다. 크라우드펀딩에는 크게 대출형, 증권형, 후원형, 기부형이 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크라우드펀딩은 최근 중국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수는 283개, 연간 조달금액은 114억위안(약 2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30%나 급증했다. 기부형과 후원형을 제외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만도 52억위안(9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전문가가 중국에서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된 가장 큰 이유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창업촉진 정책을 든다. 중국은 장기간 높은 성장률을 보여 온 철강, 화학, 조선 등 기간산업의 생산 설비 과잉으로 인해 성장률이 떨어지고 첨단 산업 이행을 위한 새로운 동력 산업 육성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산업 육성 핵심은 벤처 창업으로, 중국 정부는 크라우드펀딩을 벤처 자금 조달 방안으로써 2011년부터 정책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중국보다는 좀 늦었지만 우리도 올해부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되고 다양한 펀딩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개인간전자상거래(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전년 대비 210% 증가한 11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 누적 대출액은 351억원으로 5개월 만에 약 749억원에 가까운 대출이 추가 발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도 감지된다. P2P대출 시장은 초기에 개인신용 분야에 집중한 것과 달리 다양한 대출 상품을 취급, P2P대출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 신용과 소상공인 대출에 집중해 온 한 업체는 최근 부동산 담보 물건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다른 한 업체는 개인신용과 사업자 대출 상품을 엮은 포트폴리오형 대출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또 다른 청신호도 있다. P2P대출 시장이 폭풍 성장함에 따라 P2P대출 플랫폼 업체와 관련한 법의 규제도 완화될 조짐이다. 이달 13일 금융감독원이 전북은행과 피플펀드가 제휴를 맺고 P2P 대출 상품을 검토한 결과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종의 부수 업무로 시작할 예정이다.
다양한 대출 상품 출현과 법 규제 완화 조짐이 크라우드펀딩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변화는 매우 반갑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이 지속 성장하려면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가장 먼저 투자의 `안정성 확보`를 들 수 있다. P2P대출은 부실 채권 발생 시 모든 위험이 투자자에게 있으며, 이에 대한 안전장치나 법규가 없어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태다.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은 매우 중요하며, 투자자도 투자할 플랫폼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난 1월 론칭한 P2P금융 플랫폼 `펀더스`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심투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펀더스는 안심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위해 펀더스 자체 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퇴직한 금융권 인력의 재능 기부를 활용한 `사외심사평가단`을 모집, 투자의 안정성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가 경쟁하면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현재 상존해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순기능을 확대하는 등 금융 산업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이 인정받고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 skpark1125@payban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