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를 비롯한 중국 자본이 첨단 잉크젯 프린팅 장비기업 `카티바` 추가 펀딩에 대거 참여했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격차를 줄이고 첨단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려는 중국의 전략 일환이다.
카티바가 최근 8800만달러(약 1048억원) 규모로 조성한 시리즈E 펀딩에 BOE, 차이나스타(CSOT) 모기업 TCL 등 중국 기업과 투자기관이 몰렸다. 시리즈E 펀딩의 주요 투자자 모두 중국 기반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BOE, 사이버넛 벤처(Cybernaut Venture), GP 캐피털상하이(GP Capital Shanghai), 레드뷰 캐피털(Redview Capital), TCL 캐피털(TCL Capital)이다.
기존 카티바에 투자한 투자사는 삼성벤처스인베스트먼트(SVIC), 시그마 파트너스, 스파크 캐피탈, 비코 인스트루먼츠(VEECO Instruments) 등이 있다. 카티바는 지난 2008년 설립 후 지금까지 2억달러(약 2382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신규 투자에 따라 BOE, 레드뷰 캐피털, TCL 캐피털은 카티바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초기 투자 유치 당시 지분 가치와 현재 가치가 달라 기존 주요 지분 투자자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티바는 플렉시블 OLED 생산 공정에 필요한 신필름인캡슐레이션(TFE)용 장비와 OLED 제조 관련 특허 기술 `일드젯(YIELDjet)` 플랫폼을 보유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 모두 대량 양산과 연구개발(R&D)용으로 공급했다. 기존 유기물 증착보다 공정 비용과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RGB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조만간 대량 양산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RGB 잉크젯은 지난 10여년 이상 업계와 학계에서 연구개발한 첨단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이다. 분말로 된 RGB 유기 소재를 사용했으나 잉크젯 공정에서는 액체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다 이를 정확한 위치에 미세하게 분사하는 노즐 기술, 잉크젯 헤드 컨트롤 기술 등이 난제로 꼽혔다.
카티바는 OLED 소재 기업과 RGB 유기 소재를 공동 연구하고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장비 기술을 다수 확보하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카티바 외에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한국 세메스와 에스티아이가 잉크젯 프린팅 장비 시장 진출을 노린다.
중국은 플렉시블 OLED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이 분야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 OLED 수율과 생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세계적으로 플렉시블 OLED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 무게중심을 이 분야로 옮겼다. 정부 지원과 거대 자본을 무기로 전문 기업에 투자하거나 협력하고 인력을 흡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카티바는 이번 시리즈E 투자를 바탕으로 OLED TV 대량 양산을 위한 RGB 잉크젯 프린팅 기술과 장비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알랭 아뤼스 카티바 회장은 “카티바가 가장 독립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며 “회사 성장과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