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업체 인텍플러스가 글로벌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수년간 노력 끝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업체 공급사를 뚫었다. 인텍플러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였다. 신규 고객사 확보로 인텍플러스는 세계 톱 반도체 업체에 장비를 대는 회사로 명성을 떨칠 수 있게 됐다. 실적 면에서도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텍플러스는 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와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와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작년 매출은 231억원이었다. 인텍플러스는 이 회사에 장비를 넣기 위해 지난 5년간 영업활동을 펼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고객사에 공급키로 한 제품은 반도체 기판 범프(Bump) 높이와 각 범프간 치수를 재는 2D·3D 검사장비다. 범프는 반도체 칩(Die)과 기판 간에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볼 혹은 돌기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칩 주변과 기판을 금선으로 연결하는 와이어본딩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칩 성능 확대에 따른 입출력(IO) 포트 증가로 범프 패키징 방식이 주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범프는 접합 거리가 짧아 외부 노이즈와 인덕턴스(inductance)가 낮다. IO 속도도 빨라진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경우 칩 하나에 집적되는 범프만 1만개가 넘는다. 칩 범프와 접촉되는 기판 범프 높이가 하나라도 다르면 접점을 이룰 수 없어 칩이 작동하지 않는다. 검사 공정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공급 건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기존 장비 협력사를 제쳤다는 데 있다. 인텍플러스 신규 고객사는 칩과 기판간 범핑 접착 공정에 서멀콤프레션본딩(TCB)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활용한다. 필름이나 페이스트를 쓰지 않고 열로 접착을 실시하는 공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검사장비 협력사가 이 공정에 적합한 제품 개발을 못한 것이 인텍플러스에 기회가 돼 돌아왔다.
인텍플러스는 향후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등 범프를 활용하는 패키지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자사 2D·3D 범프 검사장비 매출도 계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윤 인텍플러스 대표는 “삼성전자 협력사로 등록한 것이 지난 2003년인데 수십억원하던 매출이 몇년 만에 200억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이번 공급계약 건은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객사가 신 공정 기술을 활용해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예정인 만큼 매출에 그에 맞춰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텍플러스는 고속 2D·3D 검사 기술과 핸들러 설계·제작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패키지 검사 시장 외 자동차 차체·부품 검사와 의료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자동차 분야는 국내 차 업체와 협력을 맺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의료장비 분야에선 연세대,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함께 형광수명현미경 개발을 국책과제로 진행 중이다. 2020년 매출 1000억원 돌파, 영업이익률 30%가 이 회사가 세운 중장기 목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