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사전제작 ‘태양의 후예’-저예산 ‘동주’의 연결고리

사진=김현우 기자, 방송 캡쳐
사진=김현우 기자, 방송 캡쳐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의 마지막 박수는 '태양의 후예‘와 이준익 감독에게 돌아갔다.

지난 3일 오후, 가수 겸 배우 수지와 방송인 신동엽의 사회로 진행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TV부문 대상은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인기를 누린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게 돌아갔다.

지난 4월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4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소 시들했던 드라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국내를 넘어 아시아까지 '태후 앓이'를 하게 만든 주역인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는 이 날 TV부문 인기상과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을 수상하며 그 인기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영화부문 대상의 영광은 '사도'와 '동주'의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이 차지했다.

유아인과 송강호가 열연을 펼쳤던 '사도'는 영조와 사도 세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영화로 6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으며,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던 청춘을 그린 영화로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감독은 '사도'와 더불어 저예산 영화 '동주'를 향한 많은 사랑과 관심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동주'는 흑백의 저예산 영화다. 그런데 이렇게 주목을 받을만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의미 있다 생각한다"며 "(이 영화를 통해) 송몽규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고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절의 아름다운 청년들 그리고 이 시대의 송몽규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방송 캡처
사진=방송 캡처

이번 시상식에는 유독 "저처럼 유명하지 않은", "이렇게 작은 영화가"와 같은 수상 소감들이 자주 들렸다. 이는 작품이나 배우의 유명세나 규모에 기대어 수상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영화부문 남자 신인상을 수상한 박정민은 “저같은 유명하지 않은 배우에게 좋은 역할을 맡겨주신 이준익 감독님과 신연식 감독님, 윤동주 선생님을 잘 연기해준 하늘이와 모든 배우, 스태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통해 수상의 벅찬 감정을 전했다.

각본상을 수상한 ‘수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역시 이름이 호명된 후 수상소감을 마칠 때까지 내내 얼떨떨한 표정으로 “쟁쟁한 분들과 함께 이름이 오른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이렇게 수상을 하게 되다니 정말 말이 안된다”고 말하며 “이렇게 적은 예산의 작은 영화가 이만큼 알려지게 된 것은 이정현 덕분이다. 연출력을 넘어선 연기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 부문과 TV부문 작품상은 각각 ‘암살’과 tvN ‘시그널’에게 돌아갔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스태프들과 배우들, 그리고 그 시대를 사신 선배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그널’의 김원석 PD는 “TV를 보면서 촬영 현장에서 시그널 작품상 수상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실 시그널 시청자 여러분과 스태프에게 감사를 돌리고 싶다”고 전했다. ‘시그널’은 TV부문 작품상과 더불어 여우주연상, 시나리오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또한 이날 류준열과 신원호 PD가 수상 소감 도중,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배우 최성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TV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류준열은 “지금 병마와 싸우고 있는 (최)성원이 형에게 응원의 메시지 보내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고, 신원호 PD 역시 “노을이(최성원)가 많이 아프다. 빨리 털고 일어나서 노래방에서 ‘넬라판타지아’ 부르는 모습 보고 싶다”고 마음을 담은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올해 52회째를 맞은 백상예술대상은 국내 유일의 종합예술상으로 지난 1965년 한국 대중 문화 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제정됐다. 이후 지난 2002년부터는 연극 부문을 제외하고 영화와 TV 만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이하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수상작(자) 목록.

◇ 영화 부문
▲대상 : 이준익 (사도, 동주)
▲작품상 : 암살 (최동훈)
▲감독상 : 류승완 (베테랑)
▲각본상 : 안국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신인 감독상 : 한준희 (차이나타운)
▲남자 최우수연기상 : 이병헌 (내부자들)
▲여자 최우수연기상 : 전도연 (무뢰한)
▲남자 조연상: 이경영 (소수의견)
▲여자 조연상 : 라미란 (히말라야)
▲남자 신인연기상 : 박정민 (동주)
▲여자 신인연기상 : 박소담 (검은 사제들)
▲스타센추리 인기상 : 도경수 (순정)·수지 (도리화가)

◇ TV 부문
▲대상 : KBS2 태양의 후예
▲드라마 작품상 : tvN 시그널
▲교양 작품상 : EBS 시험
▲예능 작품상 : MBC ‘일밤-복면가왕’
▲연출상 : 신원호 (tvN 응답하라 1988)
▲극본상 : 김은희 (tvN 시그널)
▲남자 최우수연기상 : 유아인 (SBS 육룡이 나르샤)
▲여자 최우수연기상 : 김혜수 (tvN 시그널)
▲남자 신인연기상 : 류준열 (tvN 응답하라 1988)
▲여자 신인연기상 : 김고은 (tvN 치즈인더트랩)
▲남자 예능상 : 김구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여자 예능상 : 김숙 (JTBC 최고의 사랑-님과 함께2)
▲인스타일 베스트 스타일상 : 박보검·수지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 : 송중기·송혜교 (KBS2 태양의 후예)

진보연 기자 jinb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