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숨진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김모(19)씨가 사고 당일 구의역에서만 2건의 정비를 서둘러 마치고 곧장 을지로4가역까지 쫓기듯 이동해야 하는 상황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도중 열차에 치여 숨지기 불과 몇 분 전에 회사 동료로부터 자신이 을지로4가역 스크린도어 정비까지 맡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광진경찰서는 “김씨가 사고 당일 혼자 구의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50분이다. 김씨는 역무실에 들른 다음 스크린도어 열쇠를 챙겨 승강장으로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료로부터 "을지로4가역도 고장 신고가 들어왔으니 네가 가야 한다"는 통화 이후 서울메트로와 하청업체인 은성PSD는 '정비기사는 고장 접수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고 계약에 어긋나지 않게 급하게 이동한 것으로 젛내졌다.
한편 구의역에서 을지로4가역까지는 9개 구간으로, 지하철로 18∼20분 정도로 규정 압박에 시달리며 경황없이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측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김씨 사고의 1차 책임이 이들 역무원에게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