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강소기업이 뛴다]〈14〉플렉센스, 분석 비용 대폭 절감 바이오센서 개발…美 WPI와 합작으로 세계시장 도전

중소기업이 나노 기반 분석·진단 기술로 세계 신약 개발 시장에 도전한다. 4~8시간이 걸리던 시료 분석시간을 20분으로 단축하고 소요 비용을 20% 미만으로 줄인 바이오센서를 오는 9월 출시한다. 글로벌 바이오장비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플렉센스가 개발한 바이오센서 `나노큐브`
플렉센스가 개발한 바이오센서 `나노큐브`

플렉센스(대표 김기범)는 나노 코팅 플라스틱 바이오센서 `나노큐브`를 오는 9월 시판한다고 7일 밝혔다. 나노큐브는 신약 개발 실험실에서 쓰이는 소모성 도구다. 측정 시료 농도나 상태 변화를 기존 분광분석기를 이용해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색 변화를 기반으로 시료량을 측정하지만 기존 발색분석법(효소면역진단법:ELISA)보다 훨씬 간편하고 저렴하다. 나노 입자 발색 물질을 플라스틱에 미리 도포해놨기 때문이다. 기존 발색분석법에서는 측정 대상 시료에 발색 물질을 붙이고 이를 고가 전용 장비에서 살펴야 했다.

나노큐브를 사용하면 이 과정을 생략하고 시료에 센서를 찍기만 하면 된다. 센서에 묻힌 시료는 실험실에서 흔히 쓰는 가시광 분광분석 장비로 측정할 수 있다. 고가의 전용 장비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플렉센스 나노센서의 기존 발색분석법과의 비교 개념도(자료 : 플렉센스)
플렉센스 나노센서의 기존 발색분석법과의 비교 개념도(자료 : 플렉센스)

기존 발색분석법에서는 80도 이상에서 4시간 이상 반응이 필요했다. 나노큐브는 20분 내 분석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약 20% 비용만으로 면역 진단, 분자 진단을 수행할 수 있다.

플렉센스가 개발한 바이오센서 `나노큐브`
플렉센스가 개발한 바이오센서 `나노큐브`

나노큐브 핵심 기술은 금 나노 입자를 플라스틱 판에 도포한 것이다. 입자 크기가 30~70나노미터(㎚)에 불과하다. 시료가 입자와 결합하면 기존 발색분석법과 마찬가지로 색깔이 변한다. 이 색 변화를 분광분석기로 관찰하는 원리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연구되던 진단분석법을 플렉센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는 “사전 반응이 전혀 필요 없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플라스틱에 나노 코팅을 입히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존 발색분석법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인건비와 재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미국 월드프레시젼인스트루먼트(WPI)와 손 잡았다. WPI는 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바이오 장비 회사다. 플렉센스-WPI 합작사는 나노큐브 센서와 전용 장비를 판매한다. 플렉센스가 센서를, WPI가 전용장비를 합작사에 공급한다. WPI는 기존 분광분석기보다 안정성을 높인 나노큐브 전용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중 측정이 가능한 `플렉스 나노 16`
다중 측정이 가능한 `플렉스 나노 16`

플렉센스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파트너사를 확보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 올해 5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한다. 지난해까지 매출이 수천만원에 불과했지만 투자 유치금으로 회사를 유지했다. 기술 독보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포스코기술투자 등 유력 투자사로부터 총 3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김기범 대표는 “전용 분석기를 개발하고 합작사로 참여할 WPI는 50년 이상된 글로벌 회사여서 상당한 세일즈·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매출은 수천만원이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면 5억~1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