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영화 View] 김환희-이재인-최수인, 충무로의 '될성부른 떡잎들’

[ET 영화 View] 김환희-이재인-최수인, 충무로의 '될성부른 떡잎들’

‘곡성’의 김환희,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이하 ‘무서운 이야기3’)의 이재인, ‘우리들’의 최수인은 아역이지만, 아역 이상의 존재감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어느 면에서는 영화에서 성인 연기자들과 대등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등장한다. 충무로가, 대중이 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다.

[ET 영화 View] 김환희-이재인-최수인, 충무로의 '될성부른 떡잎들’

◇ ‘곡성’ 김환희, 신들린 연기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지난달 11일 개봉한 ‘곡성’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아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극중 경찰 종구(곽도원 분)의 딸 효진 역을 맡은 김환희는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부터 사건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을 보이듯 난폭하고 분노로 가득 찬 모습까지 극과 극의 연기를 소화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동차에서 엄마와 밀회를 즐기는 아빠에게 다 이해한다는 듯 괜찮다고 위로하는 모습부터, 꽃 모양의 머리핀을 머리에 대 보며 예쁘냐고 묻는 김환희의 모습은 또래의 소녀와 같다. 하지만 극이 중반으로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며 귀신에 쓰인 마냥 다른 사람으로 분한다. 생전 먹지 않던 생선을 게걸스럽게 먹는가 하면, 아빠에게 욕지거리를 하며 달라 들거나 굿판에 온 몸을 뒤틀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귀신에 들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 든다.

특히 “뭣이 중헌디”라는 김환희의 대사는 대중들에게 유행처럼 번지며, ‘곡성’ 재관람 열풍에 한 몫을 하고 있다.

[ET 영화 View] 김환희-이재인-최수인, 충무로의 '될성부른 떡잎들’

◇ ‘무서운 이야기3’ 이재인, 유래 없는 ‘로봇 귀신’ 둔코

‘로봇 귀신’. 단어만으로도 생소하다. 이재인은 ‘무서운 이야기3’ 속 인공지능 호러 ‘기계령’의 로봇 귀신 둔코 역으로 등장한다. ‘기계령’은 아이와 인공지능 로봇의 지킬 수 없는 무서운 약속을 그린 작품이다.

둔코는 10년 동안 함께해 온 친구 진구(송성한 분)와 엄마 예선(홍은희 분)으로부터 버림받은 후 그들 곁을 맴돌며 잔인하게 복수한다. 이재인은 극 초반 또래의 아이다운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망과 증오가 가득한 눈빛을 비롯해 피범벅이 된 얼굴로 오싹한 웃음을 지으며 관객들의 긴장감을 극도로 몰고 간다. 감정이 없는 로봇 같은 표정을 하고 홍은희의 얼굴을 감싸 쥐는 그의 연기는 이 작품의 백미다.

영화를 접한 관객들은 ‘무서운 이야기3’의 세 이야기 중 이재인이 나오는 ‘기계령’을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로 손꼽았다.

[ET 영화 View] 김환희-이재인-최수인, 충무로의 '될성부른 떡잎들’

◇ ‘우리들’ 최수인, 확실한 존재감 만드는 무서운 신예

최수인은 ‘우리들’에서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모질게 대해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소심함을 보이다가도 어린 동생이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응징하는 든든한 누나의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최수인은 바쁜 엄마에게 상처가 될까 자신이 학교에서 외톨이라는 것을 말하지도 못하는 소심한 캐릭터를 맡아 대사 없이도 순간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또 갈등을 표출하는 극과 극의 감정을 펼쳐낸다.

최수인의 진가는 해외에서도 알아봤다. 그는 6월11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제19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신인 어워드 섹션의 아시아 여우주연상 후보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우리들’은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0회 토론토국제아동영화제, 제18회 우디네동영화제, 제4회 무브필름페스티벌, 제56회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5회 토론토한국영화제, 제4회 시네마인스니커스필름페스티벌, 제8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제12회 텔아비브 국제어린이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