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료기기 고객 맞춤형시대 대비하자

[기고]의료기기 고객 맞춤형시대 대비하자

고령층이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이른바 `시니어 시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요양, 의료기기, 여가 등 고령자 친화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5조원을 돌파했다. 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이다.

덴티움이 주력하고 있는 임플란트만 놓고 봐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조원대로 추정된다. 오는 2020년이면 10조원 규모로, 갑절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고령화 추세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규 임플란트 시장이 계속 성장하면서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치과 임플란트 시장은 2010년 이후 매년 연평균 22%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임플란트 시술이 본격 도입된 이래 10년도 채 안 된 짧은 기간 동안 비약 성장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군소 제조사에서 생산된 국산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외국산 수입에 의존해 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품질 경쟁력을 갖춘 국산 임플란트가 국내 점유율을 서서히 높이면서 2014년 기준 국내 시장의 약 96.4%를 점유했다.

고가의 비용으로 환자가 꺼리는 수술의 하나이던 임플란트가 대중 인기를 얻으며 성장하게 된 데에는 건강보험의 확대 적용이 주효했다. 지난해 7월부터 임플란트 보험이 기존의 75세에서 70세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수요가 폭증했다. 올해 7월부터는 건강보험 기준 연령이 65세로 낮아지면서 고령자의 진료비 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에 대한 업계의 고민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오랜 연구에 걸쳐 임플란트의 재질, 디자인, 표면 처리 등은 거의 표준화를 이뤘다. 가격 또한 고르게 하향 평준화된 시점에서 이제는 제품의 개인화, 즉 임플란트를 단순 기성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의료 기기의 맞춤형 개인화는 의료기자재 특성상 편의성보다 건강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플란트는 인공치아의 뿌리를 뼈 안에 삽입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잇몸 뼈와 구강 상태는 물론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 환자의 질병 유무에 따라 시술 방법이 달라진다. 특히 고령자는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다 보니 치아 손실이 심할 뿐만 아니라 임플란트를 견뎌 낼만한 잇몸, 턱뼈 등이 부실한 사례가 많아 시니어 소비자만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이 더더욱 필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국내 의료 전문 기업이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고객 맞춤형 제품을 내놓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시술 전에 디지털을 활용한 진단으로 고객의 구강 상태 등을 고려한 최적의 맞춤형 시술을 이루기도 하고, 고령층의 컨디션을 고려한 전용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내가 속한 덴티움 역시 임플란트 보험 확대 적용에 따라 고령층의 치아 골격, 잇몸 구조 상태를 정확히 분석해 만든 시니어 컨디션에 적합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고객 최우선의 가치가 밑바탕이 된다면 국내 임플란트 제품이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사랑받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근 덴티움 대표이사 yokkim62@denti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