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터뷰-피아①] 데뷔 15주년, 현재ㆍ미래 모두 ‘SHINE’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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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에 인색한 가수 서태지가 입이 마르도록 극찬한 밴드 피아(Pia). 지난 2001년 정규 1집 ‘Pia@Arrogantempire.xxx’를 시작으로 국내 하드 록(Hard rock)의 자존심을 지켰던 이들이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피아(옥요한, 헐랭, 기범, 심지, 혜승)는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16일 새 싱글을 발표한다. 이 곡을 시작으로 매달 피아의 신곡이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데뷔 15주년을 맞아 새 싱글을 발매하게 됐어요. 매달 싱글을 공개할 예정인데 하반기 중에 발표한 곡들을 모두 모아 15주년 기념 정규앨범을 낼 계획도 하고 있죠. 올 한 해는 음원을 계속 출시하는 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헐랭)

타이틀곡 ‘샤인(SHINE)’은 단어에서 풍기는 밝은 느낌과는 달리 어둡고 강렬한 연주가 돋보인다. 메탈 음악을 주로 선보인 피아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그동안 저희가 선보였던 음악과 살짝 다른 느낌이에요. 더욱 리드미컬해졌고 완전히 헤비한 곡이죠. 첫 싱글이라서 대중적인 곡으로 발표할 수도 있었지만 피아의 색깔을 살리기 위해 굉장히 센 노래로 준비했습니다.” (옥요한)

“저희처럼 헤비한 음악을 하는 팀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없을 거예요. 이번 노래 분위기뿐만 아니라 가사 내용도 굉장히 어두운 편이고요.” (심지)

멤버들은 ‘샤인’만의 특별한 포인트로 주저 없이 혜승의 드럼 연주를 꼽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드럼 비트와 화려한 연주 기법은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혜승이의 드러밍이 엄청나게 변화무쌍해요. 정말 정신없는 수준이죠. 그런데 그곳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남달라요. 볼륨을 크게 하고 드러밍 위주로 노래를 듣는다면 이 곡을 더욱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옥요한)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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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싱글에는 신곡 ‘샤인’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 발매한 정규 2집 ‘써드 페이스(3rd Phase)’ 수록곡 ‘소용돌이’ 리메이크 버전도 함께 포함된다. 13년 만에 다시 녹음한 2016년 버전은 피아의 성숙해진 면모가 그대로 담겨 있다.

“원래는 레코딩만 새로 하려고 했었는데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 곡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 느낌을 살려 녹음을 했죠. 매번 신곡을 발매할 때마다 기존에 발표했던 곡들을 라이브 공연 당시 버전으로 새로 녹음해 앨범에 같이 수록할 계획이에요.” (기범)

“지난 2003년도에 발표된 곡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멤버들도 세월의 풍파를 많이 겪었고 그때보다 조금씩 변했어요. 10년 넘게 지나고 ‘소용돌이’를 노래해보니 처음과 느낌이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현재 마음가짐으로 13년 전 노래를 연주하다보니 곡도 길어졌어요.” (심지)

“예전보다 더 센 음악이 나올 줄 알았는데 작업이 끝나고 들어보니 원곡이 더 하드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히려 정돈되고 정화된 느낌이 들 정도였죠. 오랜만에 ‘소용돌이’ 2003년 버전을 들어보니까 완전 잔인하던데요.(웃음)” (옥요한)

사진=C9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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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전부 20대였던 멤버들은 패기 넘치는 음악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나이가 된 현재 피아의 음악은 기존 강렬한 에너지와 더불어 노련미까지 더해졌다.

“나이가 들면서 뭔가 정리정돈 되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저희의 음악 스타일이 부드러워진 건 아닌데 피아 특유의 까칠함이 덜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오래전부터 저희 노래를 들었던 분들이라면 거친 맛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세게 느껴지겠죠.” (헐랭)

데뷔 15주년을 맞은 피아의 최종 목표와 꿈은 무엇일까. 이들에게 돌아온 답은 짧고 명료했다.

“뭐 있겠습니까.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저희의 꿈이죠.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헐랭)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