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링크드인을 30조7600억원(260억2000만달러)이라는 사상 최대 인수가로 매입한 것은 회사 미래를 운용체계(OS)가 아닌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서 봤기 때문이다.
윈도 OS로 세계 시장을 휘어잡은 MS는 이전에도 여러 인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링크드인에 비하면 매우 낮은 금액이다. 링크드인을 제외하고 가장 큰 인수는 2011년 일어난 스카이프 매입이다. 당시 85억달러를 주고 스카이프를 샀다. 링크드인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2년 뒤인 2013년에는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72억달러에 사들였다.
앞서 10년전에는 에이퀀티브(aQuantive)를 63억달러에 매입했고, 최근에는 모장AB를 20억달러 이상을 들여 인수했다. 링크드인을 포함해 이들 5곳이 MS의 `빅5 인수`다. 5개 대형 M&A중 링크드인과 모장AB 두 개만 2014년 2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사티야 나델라가 지휘했다. 이전 3대 빅딜은 스티브 발머 전 CEO 시절 발생했다.
MS가 사상 최대 인수가를 투입하며 링크드인을 매입한 것은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분야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다. MS는 링크드인이 보유한 4억3300만 개인 사용자 데이터를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융합,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시장을 주도할 방침이다.
실제 나델라 MS CEO는 인수 소식이 알려진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링크드인 데이터와 링크드인을 사용하는 4억3300만명 개인 사용자 경험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생산성을 재창조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밝혔다. MS는 “링크드인 데이터가 워드, 파워포인트, 스카이프 같은 MS 제품 및 서비스에 녹아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 인력이 링크드인 데이터를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게 한 예다. 시장 전문가들은 MS의 이번 조치는 클라우드 시장 1위인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한 선택이며, 세일즈포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를 위한 두 회사간 접촉은 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링크드인은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으로 주가가 폭락할 때다. 와이너 링크드인 CEO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MS와 우리는 첫 번째 미팅에서 모두 고조됐다. 세계 최대 프로페셔널 네트워크 업체와 세계최대 프로페셔널 클라우드를 결합하는 것에 대해 흥분되게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MS의 링크드인 인수에 대해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MS가 과거 여러 회사를 인수했지만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못냈고, 이번에도 그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MS가 거액을 주고 스카이프를 인수했지만 시너지 효과가 미약하다”며 “2012년에 기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야머를 인수했지만 이 역시 인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MS 인수 역사를 거론하며 “형편없었다(terrible)”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와 관련,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MS 외에 링크드인 인수에 관심 있는 회사가 또 있었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인수 발표 후 골드만삭스는 “링크드인 인수에 관심 있는 또 다른 회사와 이야기 중이였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MS가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인수할 때와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72억달러에 인수할 때 자문을 맡은 회사기도 하다. MS가 1년 전 세일스포스닷컴 인수에 관심을 표명, 당시 성사됐으면 규모가 600억달러 이상이 됐을거라는 말도 나왔다. MS와 링크드인 회사간 문화 충돌 우려도 나왔다. 링크드인은 실리콘밸리 특유의 젊은 문화인데 반해 시애틀 인근 레드몬드에 본사가 있는 MS는 상대적으로 성숙한 문화라는 것이다. 이번 인수로 MS 신용등급은 다소 떨어진다. MS가 돈을 빌려 인수가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현금을 갖고 있는 MS가 돈을 빌려 인수 자금을 대는 것은 세금 혜택 때문이다. 현재 MS는 존슨앤존스와 함께 미국에서 두 회사 밖에 없는 트리플A 신용 회사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