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이 특허무효심판에서 심판원에 제출하지 못한 증거를 지금처럼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허법원 단계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토록 허용해야 소송당사자가 심판원을 다시 찾는 번거로움을 없애 분쟁 조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특허청은 현재 심판원에 제출하지 않은 증거는 법원에 제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특허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특허법원은 지난 13일 대전 특허법원에서 열린 `2016 특허법원·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콘퍼런스`에서 특허무효심판에서 특허심판원에 제출하지 못한 증거를 특허법원 단계에서 새로 제출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행정부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처럼 특허법원 단계에서 모든 증거를 제출토록 허용해야 분쟁 조기 해결이 가능해 소송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고 특허법원 관할집중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법원의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허법원은 현재 심판원 심결과 법원 판결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지 않은데 특허청 주장처럼 법원 단계에서 새로운 증거 제출을 제한하면 심판원을 또 찾아야 해 분쟁이 오히려 장기화된다는 입장이다.
특허법원은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변호사들도 대체로 특허법원 단계에서 새로운 증거 제출을 제한하는 이른바 `제한설`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명규 태평양 변호사는 “현 제도에서도 (특허) 무효 청구인은 새로운 증거로 또 다른 무효심판 청구를 할 수 있지만 특허법원 단계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을 택한다”며 “법원 단계에서 증거 제출을 법률로 제한하면 심판 청구를 반복해야 하고 소송이 지연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허청은 특허무효심판에서 심판원에 제출하지 않은 증거자료를 특허법원에 제출할 수 있어 특허분쟁이 심판원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된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특허법원 단계에서는 새로운 증거자료 제출을 제한하고 심판원 단계에서 모든 증거자료를 제출케 해야 무효심판제도 신뢰도를 개선하고 분쟁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침해소송 심리방식 △개정 특허법에 따른 증거조사 △침해소송과 심결취소소송의 조화로운 운영 등과 관련한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특허법원 전체 판사 16명과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회원 30여명 등이 참석했다.
이대경 특허법원장은 “지식재산 전문가가 권리자를 적절히 보호하고 (분쟁을) 조기에 해결해 당사자 부담을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콘퍼런스가 미국 텍사스동부지방법원의 콘퍼런스처럼처럼 개선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택수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장은 “콘퍼런스에서 특허침해소송과 무효소송의 합리적 운영 방안 도출을 바란다”며 “콘퍼런스가 특허법원의 IP 허브코트 위상 제고와 특허소송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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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