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시장, 신규 건설과 폐로 사업 동시 성장

글로벌 원자력발전 시장이 개발도상국은 신규 건설, 선진국은 해체 분야로 각각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규 건설 시장만 노릴 것이 아니라 함께 커지고 있는 폐로 시장도 공략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970년대 오일쇼크 직후 일던 원전 확산 때 지은 시설이 수명 만료로 줄줄이 해체를 앞두고 있다. 고리 1호기의 내년 폐로를 앞둔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15일 한국원자력산업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은 3개국 10기에 달했다. 새로 짓기 시작한 원전이 3개국 8기였고, 영구 정지한 원전도 3개국 7기에 달했다. 결국 신규 상업운전을 제외하면 짓기 시작한 원전과 해체를 앞둔 원전이 대등한 숫자로 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건설을 맡아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는 UAE 바라카 원전 2호기 돔구조물 공사 모습.
우리나라가 건설을 맡아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는 UAE 바라카 원전 2호기 돔구조물 공사 모습.

글로벌 원전 시장을 한마디로 말하면 `가동 원전 유지와 영구 정지에 따른 폐로 시장 성장`이다. 상용운전 원전 수가 매년 늘면서 건설 계획은 170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 수요를 형성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원전 폐로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신규 원전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개도국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해 상업운전을 시작한 10기 원전 가운데 8기가 중국에 몰렸다. 나머지 2기는 한국과 러시아다. 신규 건설 계획은 동남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베트남(4기), 인도네시아(4기), 방글라데시(2)가 대표 국가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 체코 등 남미와 동유럽 국가도 새 원전 시장으로 떠올랐다.

폐로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쓰루가 1호, 미하마 1·2호, 겐카이 1호, 시마네 1호), 독일(그라펜라인펠트), 영국(윌파 1호)이 모두 7기의 원전을 영구 정지했다. 폐로 시장 성장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고리 1호기가 내년 영구 정지에 들어가고, 스웨덴도 지난해 2기의 원전 영구 정지 계획을 밝혔다.

원전산업계는 원전 신규 건설과 폐로 시장 성장세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신기후체제 전환에 따른 원전 눈치작전 시기였다면 올해는 원전을 활용한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표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저유가 상황이 회복되면 원전 발주량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력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전 건설과 폐로 관련 발주가 빠르게 늘고 있진 않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선 가장 먼저 투자가 이뤄지게 될 분야”라면서 “특히 폐로 분야의 기술 확보와 시장 공략에 좀 더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 세계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동향(자료: 원자력산업회의)>


2016 세계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동향(자료: 원자력산업회의)

<자료: 세계원자력협회(WNA)>


자료: 세계원자력협회(WNA)

세계 원전시장, 신규 건설과 폐로 사업 동시 성장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