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프랑스 수교 130년,,,신산업 동반자 기대

[기고]한·프랑스 수교 130년,,,신산업 동반자 기대

한국과 프랑스는 지난 6월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창조경제 기반의 포괄 협력 체계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100년 동안의 동반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하자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와 세계는 거대한 단일 시장 형태로 변하고 있다. 아이폰의 애플, 글로벌 검색엔진 구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태양에너지 기반의 전기자동차 테슬라, 글로벌 대기업 삼성과 LG 등 세계 시장을 장악한 거대 기업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이 내놓은 기술 혁신 제품은 지역, 문화, 시장 구조 등의 다양성을 뛰어넘어 전 세계 국가와 소비자에게 파고들었다. 테슬라, 구글, 유튜브 등은 스타트업에서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단기간에 성장했다.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각국의 여러 주체와 연합한 글로벌 개방형 협력 체계에 있다. 이 체계가 최고의 기술 혁신 아이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앞에서 언급한 모든 변화의 기저에 기술 혁신 활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을 공유하는 유사한 경제 흐름에서 기반을 두고 출발했다. 기술 혁신을 도입한 신제품으로 포화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이런 변화를 가속시켰다.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은 지식 독점력의 약화를 불러와 연구와 개발에 개방성을 부여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지식 생산 수단의 지능화 및 다양화로 지식 원천을 확장시켰다. 또 인류가 공통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복잡한 해결 과제가 등장, 융·복합의 활성화를 불러왔다.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기술 혁신이 촉발된 것이다.

선도 기업들이 이를 통해 포착한 것은 긴밀하고 개방된 협력 체계는 혁신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이것이야말로 단시간 내에 글로벌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점이다.

이 교훈은 대학이 지향해야 할 궁극의 발전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21세기 대학의 주요한 역할은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혁신 결과물을 응용할 수 있도록 직간접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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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대학은 현재의 흐름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교육 혁신 선도 모델을 도입, 미래 변화를 주도할 인재를 길러 내는 과제 앞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할 목적으로 각 대학이 글로벌 개방형 협력 체계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KAIST도 이달 초 프랑스의 대표 과학기술 대학인 에콜 폴리테크닉(EP)과 협정을 체결했다. EP는 나폴레옹 시대에 국가 고위 기술 관료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교환학생, 복수학위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학사와 석사 학위를 교차 수여 받을 수 있는 학위 과정이 개설될 예정이다. 글로벌 창업을 염두에 둔 기업가 정신 교육, 기업 인턴십 및 산·학 개방형 연구 등 협력 프로그램과 양국 기업이 당면한 애로 기술을 우수한 연구 인력이 해결해 주는 `G.CORE`(Global Center for Open Research with Enterprise)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교류 방식을 넘어서는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과 함께 양 대학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 학생들이 상대국의 과학기술 및 산업화 역량을 경험하게 되면 그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본국으로 파급되기 마련이다.

KAIST와 EP의 시도가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과학기술 및 혁신을 추구하는 협력의 모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희윤 KAIST 연구부총장 leeh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