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유럽이 인기다. 옷이나 음식, 인테리어까지 북유럽 딱지가 붙는다. 심지어는 북유럽 스타일 한복까지 등장했다. 아예 삶의 터전을 북유럽으로 옮기려는 시도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격진료시스템 취재를 위해 덴마크를 방문했다. 복지천국답게 원격 진료마저 앞섰다는 부러움이 컸다. 덴마크는 알려진 대로 병원비가 무료다. 수술해도 마찬가지다. 약값만 조금 내면 된다. 거주지 기준으로 주치의도 배정된다. 주치의 이름과 연락처가 소셜카드에 찍혀 나온다. 덴마크 국민이 아니어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는 의료복지다.
하지만 천국에도 그늘은 있었다.
덴마크에서는 아프다고 병원에 바로 갈 수 없다. 우선 주치의에게 연락, 예약해야 한다. 거주지를 벗어나 있어도 마찬가지다. 당장 배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다. 적어도 1주일은 기다려야 한다. 응급실에 달려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위급 환자가 아니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복지천국에서 개인 의료보험에 드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원격진료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도 국민 복지 증진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복지 예산을 줄이기 위한 의도가 크다. 의료비가 무료다 보니 관련 예산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도 병실을 줄이는 추세다. 대부분 2~3일 후 퇴원하고 통원치료를 받는다.
원격진료 시스템도 옛 버전이다. 007가방만한 노트북 형태의 기기로 영상통화를 하는 게 전부다. 화질도 떨어진다. 혈압이나 심장박동 수 측정기도 달려 있지만 새롭지는 않다. 이마저도 통원치료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다. 2주 정도 후에 반납해야 한다.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다. 무상복지가 행복의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가 의료복지가 뒤처져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복지천국보다 나은 점도 분명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