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초점] 軍 복무기간, 연예인 휴식기 아니다

사진=전자신문 DB
사진=전자신문 DB

대한민국 4대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 한국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국가이기에 남자라면 누구나 약 2년 간 군복무를 이행해야 한다.

군복무에 돌입한 이들은 전역할 때까지 민간인이 아니다. 나라를 지키고 위험한 무기를 다뤄야하는 특수한 신분이기 때문에 일반인과 같은 죄를 저지르더라도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이처럼 군복무 도중 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은 용서받기가 어렵다. 사회복무요원(2012년부터 공익근무요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개정)으로 군 대체복무를 진행 중이던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는 그래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장을 제출한 여성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박유천이 가게 안 화장실에서 자신을 강제로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여성은 지난 15일 0시경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고소를 취하했고 박유천은 한숨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16일 또 다른 여성이 본인도 박유천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두 번째 피소도 사실무근이며 명예훼손과 무고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혐의가 인정될 경우 박유천은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사진=SBS '현장21' 방송 캡처
사진=SBS '현장21' 방송 캡처

성폭행 사실 여하를 떠나서 박유천의 유흥업소 출입은 명백한 질타감이다. 몸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현역을 배정받은 병사들이 가족의 품을 떠나 고생을 하는 동안 스타 출신 사회복무요원은 초소 대신 유흥업소를 들어갔다.

사회복무요원은 군 소속이 아니라 시청 소속으로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에 헌병대나 군사재판으로 회부되지는 않는다. 병무청은 “근무 시간 내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면 병무청에서 제재가 가능하겠지만 주말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박유천은 일반인들이 받는 처벌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인이나 다름없는 박유천의 행보는 병역을 이행 중인 연예인들의 마인드에 여전히 큰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유천 이전에도 여러 연예인들이 군복무 도중 물의를 일으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수 세븐과 마이티마우스 멤버 상추는 군복무 중이었던 지난 2013년 춘천에서 위문공연이 끝난 후 안마시술소를 출입했었다.

이 모습은 SBS 시사고발프로그램 ‘현장21’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브라운관에 공개됐고 두 사람에게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또, 가수 비와 방송인 붐도 군복무 중 일반 병사들에 비해 2~3배 이상의 휴가 혜택을 받아 논란이 됐다. 국방부 국정감사에 따르면 비는 약 10개월 간 71일의 휴가와 외박을 사용했고 붐은 700여 일 간의 복무 기간 동안 휴가로만 150일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비는 영내를 벗어나 탈모 보행을 하다가 적발돼 7일의 근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박유천 또한 붐과 비의 사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유천은 최근 6개월(2015년 10월1일~2016년 3월31일) 중 연가 14.5일, 병가 13.5일, 조퇴 2일을 사용했다. 주말과 공휴일 제외 군 복무기간 중의 25%를 휴가로 쓴 것이다. 일반 사회복무요원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수치다.

사진=전자신문 DB
사진=전자신문 DB

이처럼 연예인들의 군복무는 일반 병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편하고 혜택이 많음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의 허물은 본인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마친 다른 연예인들의 이미지까지 깎아내린다.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가는 것이지 바쁜 연예계 생활을 잠깐 뒤로 하고 머리 식히러 가는 게 아니다. 신분이 군인이거나 대체복무자라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특히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연예인인 경우 더욱 그렇다.

만약 박유천이 현역 병사 신분이었다면 중징계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한 군 소식통은 “군대는 성 관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한 번만 문제를 일으켜도 군에서 퇴출하는 ‘원아웃 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박유천과 같은 케이스가 군인 신분으로 발생한다면 영창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예인들이 본인이 출연하는 작품 또는 무대에 프로 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 이와 같이 군복무 중인 연예인들에게도 군 생활과 자기 관리에 프로 의식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