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車 표준 `오토사` 파트너로...자율주행·친환경차 보폭 넓힌다

삼성SDI가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단체 `오토사(AUTOSAR,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에 파트너로 합류했다. 삼성의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사업을 위한 글로벌 표준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기반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해, 최근 삼성 계열사들이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자동차 단체 활동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배터리, 부품, 운용체계(OS) 등 미래 자동차 시장을 좌우할 핵심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오토사는 삼성SDI가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로 승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오토사 로고
오토사 로고

오토사는 전 세계 자동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함께 만든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 아키텍처다.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규격을 결정하는 단체 이름 역시 오토사다.

토요타, BMW, GM, 콘티넨탈 등 9개 코어 파트너가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현대차, 볼보, 혼다, 덴소 등 46개 기업은 프리미엄 파트너다. 삼성SDI를 포함한 114개 어소시에이트 파트너가 활동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오토사를 전장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으로 채택하고 있어 사실상 자동차 업계 표준 역할을 한다.

코어 파트너는 파트너 승인 기준을 정하고 신규 파트너 가입을 승인한다. 신규 파트너는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부터 될 수 있다. 삼성SDI가 이번에 어소시에이트 파트너가 되면서 공식 플랫폼을 내놓기 전 구체적인 스펙을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 로고
삼성 로고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가 배터리 제어·관리·운영하는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함께 공급하고 있어 오토사와 연관성이 있다”고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SDI 외에도 삼성 계열사들이 전장 관련 단체 활동에 나서면서 삼성의 전장 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식 회원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비회원 자격으로나마 `지니비(Genivi)`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지니비 오픈데이에 참석했다. 지니비는 오픈소스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든 차량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타이젠으로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과 제품이 갖춰지는 대로 삼성이 지니비 활동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에서도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동참했다. 삼성종기원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삼성이 초기 멤버가 아녔지만, 최근 합류했다.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는 국내 완성차·IT·소재부품 기업들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산업부 주도로 출범한 단체다.

삼성SDI가 가입한 오토사에서 삼성전자 등 다른 삼성계열사들의 활동도 점쳐진다. 삼성SDI가 아닌 `삼성`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토사는 자율주행 인공지능을 위한 소프트웨어 표준 `어댑티브 플랫폼`을 제정 중이다. 오는 7월 초기 버전이 나온다. 초기 버전이 나오면 파트너들이 투표를 통해 구체적은 스펙을 결정하게 된다. 공식 버전은 내년 3월께 나올 예정이다. 삼성이 오토사에 파트너로 가입하면서 자율주행 플랫폼에 자사 기술을 제안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기존 클래식 오토사와 달리 어댑티브 플랫폼은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리눅스 OS인 타이젠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활동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시작으로 2021년 경 오토사 어댑티브 플랫폼이 적용된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의 오토사 가입은 미래 자동차 업체에 관련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