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스타트업이 아마존을 겨냥해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윈도와 리눅스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가 최근 삼성전자가 인수해 화제가 된 조이언트(Joyent)다.
당시 조이언트는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윈도와 리눅스를 지원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스마트OS(SmartOS)`만 지원했다. 이 때문에 조이언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스마트OS`에 맞춰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재개발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한 조이언트 관계자는 “고객은 조그만 변화도 싫어한다. 윈도와 리눅스에서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에서도 그대로 작동되길 원한다. 이런 고객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제품 발표와 함께 조이언트는 과금 체계도 `온 디맨드(on-demand`) 모델로 변경, 시간당 8.5센트를 받았다.
삼성전자 인수로 다시 관심을 받은 조이언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기술혁신 선도기업이다. 2004년 설립, 퍼블릭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리스 고전철학에 해박하고 대형 투자기관(모건)에서 일한 적이 있는 데이비드 영(David Young)이 설립했다. 설립 1년후인 2005년 11월에 암 병리학자였던 제이슨 호프먼(Jason Hoffman)이 만든 텍스트드라이브(TextDrive)와 합병했다. 호프먼은 의사를 꿈꾸다 컴퓨팅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데이비드 영 창립자는 8년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회사를 운영하다 2012년 5월 물러났다. 이후 제이슨 호프먼이 임시 CEO를 하다 같은 해 11월 헨리 와식(Henry Wasik)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현재 CEO인 스콧 해먼드(Scott Hammond)는 2014년 6월 부임했다. 그는 조이언트에 합류하기 전 시스코 부사장을 지냈다. 시스코에서 클라우드 및 시스템관리 분야 전략 및 비즈니스개발을 담당했다. 시스코에 오기전 뉴스케일 CEO로 있었고, 이 회사를 2011년 시스코가 인수했다. 1999년 애자일소프트웨어가 인수한 디지털마켓 CEO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해먼드는 조이언트에 와 하이브리드 인프라 분야에 집중하는 등 조이언트 성장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EO 초기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아직 유아기에 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타트업이지만 조이언트 역시 여러 회사를 인수해 매각한 경험이 있다. 2009년 자바스크립트 기반 클라우드 스타트업인 리즈너블리스마트를 인수했고, 스트롱스페이스와 빙고디스크 부문을 익스팬드라이브에 매각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윈도와 리눅스를 지원하는 가상머신 매니징솔루션 제공업체 레이어붐을 사들였다.
조이언트 주력 제품은 △PaaS(서비스로서의 플랫폼) 일종으로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리톤(Triton) △오브젝트 스토리지 기술 만타(Manta) △오픈소스 런타임 소프트웨어 노드닷제이에스(Node.js) 등 세 가지다.
삼성이 향후 선보일 모바일 및 IoT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조이언트의 트리톤과 멘토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조이언트 경쟁사는 다양하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글로벌기업과 클라우드 전문 스타트업이다.
해먼드는 삼성 인수 계획이 알려진 후 “우리에게 부족한 게 하나 있다. 바로 규모다”며 “클라우드 시장은 대형화하고, 급속히 성장하고,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효율적으로 경쟁하는데 필요한 규모를 갖추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조이언트에는 삼성 외에 여러 투자자가 있다. 설립후 5년간 벤처 투자를 받지 않은 조이언트는 2009년 11월 처음으로 인텔캐피털에서 85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이후 투자액이 8500만달러까지 늘었고, 2014년 6월 기준 1억1600만달러로 늘었다. 초기 투자가로는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과 엘도라도 벤처스, 에픽 벤처스, 그레이크로프파트너스 등이 있다.
조이언트 현황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