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당한 동료들을 보고 ‘그러게 조심했어야지’라고 생각하던 마동석. 하지만 본인도 동료들이 속아 넘어간 사기꾼에게 똑같이 당했다. 본인을 감쪽같이 속인 사기꾼 서인국과 마동석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17일 오후 OCN 새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 1화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원시청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마동석 분)의 고단한 삶이 그려졌다.
8년차 베테랑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은 온화한 성품과 강직한 신념으로 후배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에게 부진한 실적은 큰 골칫거리다. 후배 상사의 잔소리를 듣는 것도 지겨운 일이었다.
결국 그는 천성희(최수영 분)를 비롯한 팀원들과 함께 세금 미납액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마진석(오대환 분)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는 곧 마진석의 귀에 들어갔고 압류 스티커를 붙이던 세금 징수팀과 긴장감 속에서 대치하게 됐다.
마진석은 돈을 앞세워 천성희와 팀원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일삼았고 이를 참지 못한 백성일은 그의 얼굴에 강펀치를 날렸다. 결국 백성일은 꼼짝없이 징계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의 굴욕은 계속됐다. 비 오는 밤 학교를 마치고 딸과 함께 귀가하던 도중 마진석의 차가 지나가면서 빗물이 튀었고 부녀는 홀딱 젖고 말았다.
마진석은 “딸이 밤늦게까지 힘들게 공부하고 오는데 웬만하면 자동차 좀 사라”며 백일성을 자극했다. 이에 백성일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싼 값에 중고차를 사기로 결심했고 파격적인 가격의 한 자동차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는 천재 사기꾼 양정도(서인국 분)의 덫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부담 없는 가격에 차를 사고 싶어 하는 백성일의 마음을 이용해 3단 사기 수법으로 500만원을 손에 넣었다. 백성일은 뒤늦게 본인이 사기를 당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양정도는 교도소에서 출소하기 전부터 미리 서원시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칠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 그는 뻔뻔한 연기와 기발하고 치밀한 계책, 무엇보다 돈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는 세일즈맨의 심리를 이용해 많은 이들의 돈을 쉽게 빼앗았다.
세상 앞에 무서울 것 없는 양정도와 위기에 빠진 백성일이 마주하면서 1화는 끝이 났다. 남다른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콤비를 이룰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
‘38사기동대’는 첫 화부터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흥미로운 전개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재작년 방송한 ‘나쁜 녀석들’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마동석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서인국은 능글맞은 사기꾼으로 완벽히 변신했고 최수영 또한 정의감에 불타는 세금 징수 공무원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와 함께 안내상, 조우진, 김병춘, 오대환 등 조연진들의 탄탄한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도 돈 많은 사람 앞에서 무력해지는 평범한 이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런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 백성일과 천재 사기꾼 양정도의 통쾌한 반격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38사기동대’는 매주 금,토 오후 11시 방송한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