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뻗는 국산 메신저…`분리` 요구 겨냥해 틈새시장 공략

잔디 로고 <사진 토스랩>
잔디 로고 <사진 토스랩>

국산 메신저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사 설립, 현지화 등으로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다. 승자독식 구조인 메신저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린다. 기존 이용자와 분리된 독립 공간이라는 점도 인기 요소다.

20일 토스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동남아시아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토스랩이 개발한 업무용 메신저 `잔디` 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미 대만과 일본 시장에 지사를 설립했다. 제품 개발은 서울 본사에서 하고 지사에서 마케팅, 영업, 디자인 등을 맡는다. 국가별로 현지인 7명이 근무 중이다. 전체 이용자 20%가 대만에서 발생한다. 국내 이용자 비중은 70%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준 이용자 수는 5만명이 넘는다.

토스랩 관계자는 “본사가 있는 한국을 제외하고 대만 이용자가 가장 많다”며 “중국,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도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비트윈 서비스 화면<전자신문DB>
비트윈 서비스 화면<전자신문DB>

VCNC도 올해 커플용 메신저 `비트윈`의 동남아 시장 이용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 해외 이용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다운로드 수는 1700만건을 돌파했다. 일본과 싱가포르 현지에 법인을 세웠다. 태국과 대만에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층을 겨냥한 게 주효했다. 승자독식 구조인 메신저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노렸다. 특히 기존 메신저와 `분리`를 원하는 고객 요구를 공략했다. 전체 이용자 수가 일반 메신저와 비교해 적은만큼 해외 시장 진출 필요성도 크다.

잔디2.0 출시 이미지 <전자신문DB>
잔디2.0 출시 이미지 <전자신문DB>

잔디는 업무용 메신저다. 일반 이용자보다 기업 고객이 대다수다. IT회사,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협업이 많이 일어나는 회사 중심으로 공략한다. 업무 상황에서 집중 등을 이유로 지인 기반 메신저를 이용하는 게 부담된다. 세분화된 파일전송, 단체방 초대 시 이전 메시지 확인 등 업무에 특화된 기능도 강점이다. 토스랩 관계자는 “업무용 메신저는 공과 사를 구분하려는 요구를 겨냥했다”며 “일반 메신저와 달리 업무용 메신저 시장은 초기 단계다. 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비트윈 누적 다운로드 추이<전자신문DB>
비트윈 누적 다운로드 추이<전자신문DB>

비트윈은 커플만 대상으로 삼았다. 다른 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분리된 둘 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욕구를 공략했다. 커플 특화 시장이라 경쟁 업체도 거의 없다. VCNC 관계자는 “모바일로 오면서 개방이 확산되지만 반대로 폐쇄적 공간 필요성도 생길 것이라 판단했다”며 “다른 열린 메신저보다 안전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도록 해 이용자 가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지화도 중요하다. 잔디는 아시아 업무 환경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 구현에 주력한다. 언어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 간체 번체, 일본어 등 다섯 가지를 제공한다. 현지 협력사를 발굴해 공동 마케팅 등을 진행한다. 비트윈은 커플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번역에 집중한다. 영어, 중국어, 태국어, 일본어 등을 지원한다. 전문 번역가를 통해 한국 본사에서 콘텐츠를 번역한다. 해외 지사 직원이 한 번 더 맥락에 맞는지 검토한 뒤 제공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